가수 이효리가 ‘유기농’이라는 표현으로 직접 키운 콩을 마을 장터에서 판매하다가 행정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경미한 사안이지만, 일부 특정 성향의 네티즌이 관련 기관에 신고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조사로 이어지게 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효리씨가 인증을 받지 않은 채 ‘유기농’으로 식품을 판매한 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품질관리원은 향후 고의성 등을 참작해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일은 최근 이효리가 제주의 한 마을 장터에 나가 자신이 직접 키운 콩을 판매하던 사진을 블로그에 내건데서 비롯됐다.
당시 사진 속에서 이효리는 ’소길댁 유기농콩’이라는 문구를 스케치북에 쓴 채 직접 수확한 콩을 팔았는데, 일부 성향의 네티즌은 이를 문제 삼았다.
이효리 측은 27일 오후 “농약을 뿌리지 않고 직접 키워서 만든 콩이라는 의미에서 좋은 취지로 유기농이라고 썼다”고 해명하면서 “유기농 인증제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한데 따른 일이며 조사 의뢰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은 뒤 조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신고한 인물은 한 보수사이트의 회원이다. 지난 9일 이 사이트에는 ‘유기농 농산물 미인증 상품 판매관련 신고입니다’는 인증샷과 더불어 신고글을 작성하는 장면의 사진이 떠오른 바 있다. 이 네티즌은 신고서에서 “유기농 인증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조회되지 않는 점에 미뤄 위반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국가기관의 정확한 수사 부탁드린다. 농민들 화이팅이다 이기야”라고 썼다.
관련 사진 밑에는 “좌효리님이 일베에 문어팔 듯 시장에서 콩떼기 한다고 블로그 인증했다 이기야”란 글도 첨부돼있다. 이 네티즌은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답변서도 공개하면서 전훈담을 풀어놨다.
이효리가 신고된 것이 특정 성향의 사이트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네티즌들의 경우 대체로 이효리를 두둔하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애먼 신고에 애먼 조사라는 반응이 많았다. 네티즌 ‘al***’은 “아이고 난리도 아니다”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 ‘닥터**’는 “신고정신이 아주 투철하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 ㄱ씨는 27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고의성이 없었고, 대량 상품형 유통이 아니라 생활형 판매인 만큼 간단한 행정지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