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영화 음악 게임…‘리마스터링’ 바람이 분다

디지털로 복원하고 질도 높이는 기술

영화·음반에 주로 쓰여 복고열풍 기여

최근엔 전설의 게임 ‘아이온’으로 확대, 마스터서버도 복구 폭발적 인기 재현

엔터테인먼트계 ‘온고지신(溫故知新)’에 빠지다.

요즘 영화와 음반산업의 트렌드 중 하나는 ‘리마스터링(Remastering)’이다. 리마스터링은 과거의 영상이나 음원을 디지털로 복원해 질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영화나 음반에서는 일찍부터 시작됐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최근에는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리마스터링은 ‘남는 장사’다. 원작을 그리워하는 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여 해당 작품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양수겸장’의 묘수이기 때문이다.

■ 추억의 명화들, 리마스터링돼 재개봉

영화는 진작부터 리마스터링이 활발했던 분야. 하지만 올겨을 유난히 많은 명화들이 재개봉해 팬들을 찾고 있다.

먼저 <인터스텔라>가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지난 작품이 또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2001년 8월 개봉한 <메멘토>가 13년 뒤인 지난 11월 20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것. <메멘토>는 재개봉 당일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6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 하는 등 원작 못지않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지난 4일 국내에서 재개봉했다. 지난 2004년 12월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당시 마법과 로맨스가 만난 감성 팬터지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 관객까지 사로잡았다. 리마스터링 버전은 유럽의 분위기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서 영화 속 거리의 소음까지 실제 프랑스에서 녹음해 사용했을 만큼 생생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이 밖에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의 <테스> 등이 최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 추억과 향수를 선물하고 있다.

■ 김광석, 유재하… 음악산업도 리마스터링 열풍!

밥 딜런, 비틀즈 등 전설적 해외 스타의 리마스터링 음반은 더 이상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이 같은 리마스터링 붐이 국내 음악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 김광석의 음악이 20년 만에 리마스터링 앨범으로 팬들과 만난다. 올해가 김광석 탄생 50주년이자 김광석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4집 앨범이 나온 지 20주년 되는 해인 것을 기념해 16일 발매 예정이다. 특히 3000장 한정 LP판은 지난달 예약 이틀 만에 완판되는 등 팬들의 높은 기대감이 드러났다. CD를 선호하는 음악 팬들을 위해 리마스터링 CD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산업에서 리마스터링 열풍은 올해 초 유재하 앨범부터 시작됐다. 유재하의 데뷔 앨범이자 유작인 ‘사랑하기 때문에’가 26년 만에 리마스터링을 거쳐 온라인 음원으로 재발매돼 그를 추억하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고음질 LP로 1000장만 발매될 예정이었지만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 리마스터링 앨범 전곡을 온라인으로도 공개했다.

■ 160주 연속 1위의 전설 <아이온> 새롭게 탄생

리마스터링은 게임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성기 때 인기 있었던 시스템을 다시 구현하는가 하면 특징을 다르게 한 서버 자체를 새롭게 오픈하기도 한다.

‘PC방 사용량 160주 연속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아이온>이 대표적이다.

<아이온>은 지난 5일 과거의 플레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마스터 서버’를 오픈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고 있다.

‘마스터 서버’는 리마스터링 기법으로 초창기 <아이온> 이용자들을 위해 구현한 서버다. <아이온>이 가장 인기 있었던 1.5 업데이트인 ‘용족의 그림자’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검성·수호성·궁성·살성·마도성·정령성·치유성·호법성 등 과거 8개 클래스로 운영됐던 <아이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초기 아이온의 인기 요소인 시공 전투를 부활시켜 박진감 넘치는 PvP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마스터 서버에서 모든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으며 아이템 착용 제한도 해제된다. 상대 종족의 땅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공의 균열이 부활하면서 천/마족 간 활발한 전투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마스터 서버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사전 캐릭터 신청 기간 하루 만에 캐릭터 생성 수가 목표 수치를 돌파했다. 첫 번째 마스터 서버 ‘타하바타’ 이후, 두 번째 서버 ‘루드라’와 세 번째 ‘바사르티’ 서버를 연이어 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 김택헌 최고사업책임자는 “과거 <아이온> 전성기를 기억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은 마스터 서버를 통해 그 시절의 재미와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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