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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 컴백 손진영 “각별했던 리세,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손진영(29)은 지난 2010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1을 통해 대중과 처음 만났다.

수더분한 외양의 그는 야무지면서도 단단한 노래로 시청자들의 귀를 붙들었다. 그는 오디션 이후 ‘멘토’ 역을 자임한 김태원의 부활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2012년 6월 데뷔곡 ‘바보라서’를 내고 정식 데뷔했다.

가수 데뷔 이후 2년여의 시간이 흘러갔다. 그 사이 손진영의 인지도는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등을 토대로 더욱 일취했다. 그는 뒤이어 KBS 예능프로그램 <드림팀>에서 흥미로운 또 한 명의 멤버로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최근 손진영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가요계로 컴백했다. 전속사가 바뀌는 등 달라진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스포츠경향이 손진영과 나눴던 이야기를 15문15답으로 소개한다.


Q1. 근황이 어땠나요? 김태원씨의 소속사와 결별했어요.

= 네. 같은 소속사였던 (정)동하 형(밴드 ‘부활’의 전 보컬)이 회사를 나가는 등 무엇인가 크게 변화하는 분위기였죠. 멘토님(김태원)과의 이별이 아쉽기도 하지만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동하 형도 그렇고, 비슷한 시기 (이)태권도 함께 나왔고요. “이제 좋은 데로 찾아가라”는 (김태원의) 전화 한 통을 듣고 그렇게 나오게 됐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고 여깁니다. 스승이 제자를 하산시키는 그런 느낌이었을 겁니다.

Q2. 말이 나온 김에 <위대한 탄생>의 동료였던 이태권씨의 근황이 궁금하네요.

= 가끔씩 연락을 하고 만나곤 합니다. 태권이는 다시 홍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중입니다. 밴드를 하려한다고요. 군입대 문제도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요.

Q3. 지난 2월 활약했던 <진짜사나이>에서 떠났죠? 시원섭섭했겠어요?

= 너무 좋았고, 행복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됩니다. 고생하는 맛도 느꼈고요. 프로그램을 그만 둘 때는 그래서 너무 아쉬웠죠. 저 데뷔 전엔 강원도 양양에서 군복무를 했었거든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군에 들어간 셈이었습니다. 얻은 게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옆집 동생, 형, 동네 청년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세요. 프로그램 이후 중년 팬분들도 크게 늘어났고요. 사실 ‘구멍 병사’라는 별명이 처음엔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게 영화에서 그랬다면 좋은 연기라면서 박수를 받았을텐데, 예능에서의 구멍은 진짜 구멍이 되버리는 분위기랄까요. 카메라 안 돌아갈 때 저 잘했던 게 참 많았는데….(웃음) 모쪼록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Q4. 구멍 병사라는 별명이 억울했던가 봅니다.

= 지나고 보니 제 한 부분을 차라리 진실되게 잘 보여주긴 했다 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웃음) 저, 다른 생활은 잘 합니다.(웃음)

Q5. <드림팀>에서는 어떤 지요?

= 그러고보니 몸쓰는 일을 자꾸하게 되네요. 이상하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습관적으로 몸개그를 하려해서 큰 일입니다. 모쪼록 드림팀에서 자를 잘 봐주어서 저도 온몸을 던지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든든한 지인들을 얻는 게 너무 좋습니다. 배우 리키김, 스포츠트레이너 최성조, 펜싱선수 최병철씨 등 훌륭한 지인들을 다시 얻게 됐습니다.

Q6. 그 외에는 다소 조용한 시간을 보냈죠?

= 네 과도기였다고 할까요. 생각도, 변화도 좀 많은 때였죠. 잠시 여행도 다녀왔고요. (권)리세가 세상을 떠났고, 참 좋아하던 (신)해철 선배도 갑자기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버려서 마음이 더 그랬던 것같습니다.

Q7. 컴백에 1년여가 소요됐는데…

= 2013년 11월 자작곡 ‘진짜 사나이’을 발표한 이후 벌써 1년여가 지났네요. 노래 ‘진짜사나이’는 <진짜사나이> 프로그램에 활약할 무렵 방송 중에 들려드렸던 곡을 싱글로 냈던 것이고요. 그 사이 예능에 좀 많이 빠져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성격 자체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Q8. 권리세씨와의 이별, 힘들었죠?

= 많이 울었습니다. 이야길 안 했지만 저희 아버지도 제가 어렸을 적 막상 이별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떠나버리셨거든요.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가시다가 심장마비가 오셨죠. 제가 <위대한 탄생> 당시 맏형이었어요. 리세한테 오빠로서 제 역할을 못한 것 같아 그게 두고 두고 마음에 걸려요. 리세가 지금도 생각이 많이 납니다. 방송 당시 제가 짝사랑하는 걸로 나왔고, <라디오스타>에서도 제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 친구는 더 각별합니다. 진짜 좋아했고,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애교도 많았고, 늘상 분위기도 유쾌하게 만들던 친구였는데…. 아버지와의 이별에서처럼 몇 년이 더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습니다.


Q9. 지금의 고민은?

= 제일 큰 고민은 아무래도 ‘음악’이겠지요. ‘나만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 이런거요. 그동안 가수의 본분을 잊고 너무 흘러가는대로 살았던 건 아닌지 고민했지요. 제 안의 음악을 드러내고 싶단 생각도 컸고요.

Q10. 싱글 ‘한잔 하자’가 독특해요.

= 그 사이 유독 트로트를 제안하는 분들도 참 많았습니다. 2011년 드라마 <빛과 그림자> 극중에서 트로트를 왕왕 불렀는데, 그걸 기억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자주 들었고, 때때로 제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하고 싶은 다른 장르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싱글 ‘한잔하자’는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접점’의 곡이랄 수 있습니다. 노래는 원래 트로트 장르로 쓰여졌는데, 제가 여러 주문을 하면서 풀밴드 사운드가 들어간 진한 남자의 노래로 변했지요. 지금의 노래는 일종의 록트로트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그룹 캔, DJ 철이, 박상민 선배 등 제가 고교 시절 정말 좋아했던 그 분들의 장르가 이와 닿아 있을 겁니다. 제 팬층이 연령대가 좀 계신 분이 많은데 그 분들도 많이 좋아해줄 것이라 믿고요.

Q11. 팬 연령층이 확실히 좀 높더군요.

= 저도 그 점이 신기해요. 솔직히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박복하게 생겨서, 챙겨주고 싶게 생겨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자식 같고, 또 옆집 총각 같이 친근한 느낌이어서 그래서 어르신들이 더 예뻐해주시는 것 같고요. 아, 제게는 물론 소녀 팬도 많습니다.(웃음) 가끔씩 일본, 중국 팬도 있는데 그것도 좀 신기하긴 합니다.


Q12. 뮤직비디오에 특별한 사연이 많다고 들었어요.

= 제가 ‘손진영 대리’로 나옵니다. (뮤직비디오는) 거침없이 찍었어요. 힘든 직장 생활 뒤 술을 한 잔하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순간이동도 하고, 하늘도 날아다닙니다. 힘들었던 한 해를 술 한 잔으로 달래며 그런 식으로나마 마음을 풀어보잔 이야기라 할 수 있지요. 뮤직비디오 모든 촬영 장소가 저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등장하는 사무실은 제가 2년 반 남짓 건설일용직으로 일할 때 다녔던 바로 그 사무실입니다. 동료 출연진들 역시 대학로에서 연극하면서 함께 생활했던 동료들이고요. 길거리는 제가 방황하며 걷던 인천 주안역 인근이고, 주점은 또 제 연극 동료가 운영하는 인천 주안의 ‘젊은 그대’라는 술집이고요.

Q13. <위대한 탄생> 출연 전 연극을 했었군요?

= 네. 1년 반정도요. 그 전에는 일용직 건설일도 했고요. 연극 경력이 바탕이 돼 곧잘 드라마를 할 수 있었던 겁니다. <7급공무원> <엄마가 뭐길래> <빛과그림자> 등 드라마도 그렇고, 단막극도 그렇고…. 연기도, 노래도 함께 할 수 있으니 뮤지컬 제안도 종종 받습니다.


Q14. 연말 송년회 시즌을 겨냥한 노래 같아요.

= 그렇네요. 저 역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고, 한 해를 결산하고 있는 제게도 이 노래는 곧잘 위로가 되어줍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클럽신에 등장하는 분들은 당시 가게 있던 실제 손님들인데, 그분들이 “멋있다”는 이야길 해주시더라고요. 한 잔 할 때 흥이 나게 하는 노래라고요. 한 해 모두 고생하셨으니까, 뭔가를 풀어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점이건, 노래방이건 마음을 달래는 자리에 제 노래가 함께 있으면 더 좋겠고요.


Q15. 본인의 한 해는 어땠나요? 지금 꾸는 꿈은?

= 많은 일이 있었죠. 정든 <진짜 사나이>를 나왔고, 소속사도 바뀌었고요. 물론 이를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도, 식구들도 만났죠.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해보고 싶어요. 저한테 어울리는 일도 많이 찾았으면 하고요. 신곡이 나왔으니 활동 열심히 해보려고요. ‘한잔하자’ 이 노래는 제가 마음과 심경을 모두 담아 부른 것입니다. 노래에 대한 그간의 체증은 노래 발표 만으로도 이미 다 해소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의 결과가 잘 되든 안 되든, 그건 대중들에게 맡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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