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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셀룰로이드 공’…탁구, 플라스틱 재질로 공인구 교체

“모두들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탁구협회 정현숙 전무이사는 17일 전남 여수에서 개막한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난 120년 가까이 모든 국내외 대회에서 사용된 셀룰로이드 재질의 공과 이별해야 한다는 게 이번 대회부터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012년 3월 총회에서 2014년 7월부터 개최되는 국제대회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공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셀룰로이드 공이 공식구로 사용돼 변경을 늦춰왔으나 이제 일제히 공인구 교체에 나섰다.

공이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게 된 이유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셀룰로이드를 ‘고등급 위험물질’로 지정·분류해 탁구공 수송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셀룰로이드는 열에 아주 민감하고 일단 불이 붙으면 삽시간에 전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대량의 공인구를 항공편에 싣지 못하고 선편으로 수송하는 바람에 두 달이나 걸린 소동이 벌어진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검토를 요구했고 결국 ITTF는 변화를 선택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돌기가 있는 셀룰로이드와 달리 플라스틱 공은 표면이 매끈매끈해 회전과 변화가 잘 먹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기교파, 수비 전형 등 회전을 이용하는 선수들에게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파워를 앞세운 유럽 선수들에게 유리하고, 기교와 파워를 모두 갖춘 중국 선수들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 전무이사도 “이번 대회를 치르고 나면 어떤 선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판가름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닷새간 열리는 대회에 탁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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