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SK는 왜 프라이디 영입을 포기했나

SK가 협상 막바지에 있던 외국인 타자 제이슨 프라이디(31) 영입을 백지화했다.

SK는 18일 우완 투수 메릴 켈리(26)을 총액 35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연봉 25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앞서 외신을 통해 켈리와 함께 영입이 확정적인 선수로 알려진 프라이디와의 계약은 무산됐다. SK는 프라이디의 소속팀인 콜로라도 로키스와 이적료를 막판 조율하던 중 그의 영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도핑 테스트에 걸린 경력이 결정적이었다. SK는 프라이디 영입을 확정하기 앞서 경력을 검증하던 도중 2012년에 불법 약물 투약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켈리

프라이디는 2011년 11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뉴욕 메츠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불법 약물 투약으로 50경기 출정 정지 징계를 받았다. 프라이디가 투약한 약물은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스테로이드 계열은 아니고 나이트클럽 등에서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파티용 마약’(Recreation drug)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지정한 사용 금지 약물은 아니다. 그러나 프라이디가 이에 앞서도 불법 약물 투약 사실이 적발된 적이 있어 상습 전력이 있다고 보고 계약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는 “계약을 확정하기 전에 발견돼 다행”이라면서 “외국인 타자는 내년 전력의 마지막 퍼즐이다.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행동·자세 등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이디 선택까지 내부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타자 영입은 새롭게 후보들을 다시 추려 원점부터 재검토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이전에는 외야수만 고려했다면 이제는 내야까지 시야를 넓혀 다시 후보자를 물색하겠다. 결정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며 “여전히 메이저리그 경력만이 고려 대상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더라도 한국야구에서 얼마나 뛰고 싶은지, 또 인성을 갖췄는지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SK가 영입한 켈리는 1m88·86㎏의 우완 정통파 투수다. 최고 150㎞의 직구와 조화를 이루는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평균 이상으로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켈리는 2010년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데뷔해 통산 125경기(76경기 선발)에 나서 39승26패, 방어율 3.40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기록은 없다. 올해는 탬파베이 트리플A팀인 더럼 불스에서 9승4패, 방어율 2.76을 기록했다.

켈리는 “팀메이트였던 이학주와 삼성에서 뛴 매티스로부터 한국야구의 수준과 한국 문화에 대해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년에 SK가 우승하는데 일조하는 성실하고 실력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