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정호의 500만2015달러, 실패 아닌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

많은 관심을 모았던 넥센 강정호(27)의 포스팅 금액은 500만2015달러로 결정됐다. 최대 1000만달러까지 기대했던 것을 감안하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선 사례들과 비교하면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들 중 최고액은 2001년 1312만5000달러를 받은 스즈키 이치로다.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면서 이 금액을 받은 이치로는 입단 첫해 신인왕과 MVP를 거머쥐며 이 금액이 결코 비싸지 않았음을 입증해냈다.

이치로 다음은 니시오카 쓰요시다. 니시오카는 2010년 시즌 후 532만9000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받았다. 당시 독점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 트윈스는 3년 935만달러에 니시오카와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에서 1회초 1사 만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2014.10.31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니시오카 다음이 바로 강정호다. 아시아 야수로는 역대 3번째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치로가 외야수였음을 감안하면 내야수로는 니시오카 다음을 차지한다. 금액 차이도 얼마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아시아 투수나 외야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내야수쪽은 아직까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주저하고 있다. 한국, 일본보다 타구가 빠름은 물론이고 넓은 수비 범위까지 감안할 때 아시아 내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내야수들 중 확실하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케이스는 아직 없다. 그런 상황에서 강정호가 받아낸 500만2015달러는 결코 적은 금액이라 할 수 없다.

넥센의 반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넥센은 포스팅 결과가 나온 후 포스팅 금액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에 대한 억측들이 쏟아져 나오자 급하게 회의를 열고 포스팅 금액을 전달받은지 반나절만에 발표를 했다. 강정호에 대한 보호 차원도 있지만,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에 대한 최저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잡아놨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직 연봉 협상이라는 단계가 남기는 했지만, 포스팅 금액만 놓고 따졌을 때는 강정호도 넥센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고 할 수 있다. 강정호의 포스팅 결과는 실패가 아닌 성공이다.

.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