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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도전 첫 걸음 뗀 강정호 "ML의 亞 내야수 편견을 깨고 싶다"

마침내 꿈을 이뤘다. 강정호(27·넥센)가 메이저리그를 향한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강정호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스팅 금액보다는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연봉이 얼마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나한테 꾸준하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었으면 좋겠다”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넥센은 전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알려준 포스팅 최대 입찰액이 500만2015달러라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이후 반나절동안 회의를 거친 후 곧바로 발표를 했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가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룰 취하고 있다. 목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강정호는 “포스팅 금액이 발표 됐을 때는 ‘드디어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를 제일 필요로 하는 팀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시즌 중에도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아왔다. 하지만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강정호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가 메이저리그를 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안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각인을 많이 시켜줘서 내가 생각을 많이 바꿨다”며 환하게 웃었다.

넥센이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관심은 강정호의 연봉 계약에 쏠리게 됐다. 류현진처럼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강정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강정호는 “일단 메이저리그에 계속 있으면 좋은데,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 부분은 에이전트랑 얘기해서 잘 조율을 해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그 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시아 출신의 투수와 외야수에는 대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내려왔다. 하지만 내야수는 박한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아시아 출신의 내야수가 기록한 최고 포스팅 금액은 2010년 니시오카 쓰요시가 기록한 532만9000달러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에게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강정호도 잘 알고 있다.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이 대부분 다 안 좋게 끝났다. 솔직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내가 한국에서 야수로는 첫 사례인데 내가 잘해야 다음 번에 한국에서 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어찌보면 첫 시즌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에 대한 편견을 내가 깨고 싶다. 믿고 쓸 수 있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며 “결국은 적응하기 나름인 것 같다.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다. 기회만 준다면 빨리 적응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봉 계약이 남기는 했어도 강정호는 벌써부터 TV로만 봐오던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생각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강정호는 “신시내티 마무리 투수인 아롤디스 채프먼과 한 번 붙어보고 싶다. 공이 빠른데 어떤 기분인지 한 번 상대해보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첫 시즌에는 타율 2할7푼에 홈런 15개 정도 치면 성공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시즌에 수많은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훈련량이 부족한 것 같다고 걱정을 늘어놓은 강정호는 “운동을 많이 빼먹은 것 같아서 불안하다. 빨리, 많이 해야할 듯 하다. 나는 노력형이라 훈련을 안하면 부담이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 동안 기다리고만 있었던 강정호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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