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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윤공주, ‘인생배역 만나다’...지금보다 다음이 궁금한 배우

배우는 연기하면서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지는 배역이 있다. 흔히들 말하는 ‘인생배역’이다. 윤공주 배우(33)가 인생에서 가장 잘 맞는 배역을 찾았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립각을 세우며 혁명을 주도하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이다.

최근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창 공연되고 있는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그를 만났다.

윤공주는 처음부터 마리 앙투아네트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마그리드 아르노에 시쳇말로 ‘삘’이 꽂혔다. 요즘 마리그리드에 빠져 살고 있다. “매일 매일 공연이 즐거워요. 너무 울어서 공연이 끝나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에요. 연습하면서도 살아있다고 느껴요. 틀 안에서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느껴지는 대로 연기했어요. 오늘은 이런 감정 내일은 저런 감정. 매일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윤공주, ‘마리 앙투아네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윤공주는 배우는 것이 느리다. 무대위에서 편안해지는 것도 느리다. 그런 그가 변했다. “저는 항상 공연 후반부에 가면 편안해져요. 저도 몰랐던 감정이 그때 표현되더라구요. 그런데 이번 공연은 달랐어요. 첫 공연부터 쏟아부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첫 공연부터 편안하고 아쉬움이 없었어요.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신기하게도 관객이 먼저 알더라구요.”

윤공주는 마음이 여리다. 체구는 가녀리다. 성격은 쾌활하다. 그래서 전혀 다른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성격과 맞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그는 “굳이 세게 보일 필요가 없더라구요. 그 배역에 녹아드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마그리드가 되니까 관객들도 공감하는게 보여요. 그걸 알게 된 후 무대 위에서 더욱 힘이 나더라구요”라며 웃었다.

마그리드를 연기한다기 보다는 스~윽 스며든 느낌이 든다는 그는 관객들의 반응도 볼 만큼 무대 위에서 여유를 느낀다.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더는 참지 않아(Enough is Enough)’를 부를때 관객들이 반응이 뜨거워요. 혼자 부르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윤공주는 지나치게 겸손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자책을 많이한다. 늘 부족하다고 느껴 공연이 끝나면 복기한다. “부족했던 점을 찾아 바꾸려고 노력해요. 지난번 공연보다는 오늘 공연을 더 낫게 만들려고 해요.” 칭찬으로 가득한 공연 후기도 보지 않을 만큼 자만심을 늘 경계한다는 그는 자신감만은 충만했다.

“저 춤 되게 잘 춰요”

“그럼 한번 보여주세요”

“여기서 보여 줄 수는 없고...(웃음)”

윤공주는 연기·노래·춤 삼박자를 갖춘 배우다.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춤 솜씨를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좋은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인간으로서 윤공주가 바로서야 어떤 역이든 소화할 수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는 계산하고 연기하지만 순수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해요.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보다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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