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슈틸리케 출사표 "변화하라"

“변화하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0)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던진 출사표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컵 최종 명단(23명)을 발표하면서 “‘변화하라’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협회가 제시한 슬로건이만, 내 마음에도 쏙 드는 표현”이라며 “한 걸음씩 나아가 내년 1월 31일까지 아시안컵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이 22일 축구협회에서 2015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는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서 잘 묻어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몸 상태가 나쁘거나 부진하다면 가차없이 칼을 빼들었다. 대표팀 붙박이 골잡이 박주영(29·알 샤밥)이 부진하자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새내기 이정협(23·상주)을 과감히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정협은 소속팀인 상주에서도 주전보다는 교체로 뛰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보여준 열정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소집 제외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는 강조하고 싶다”며 “선수가 얼마나 노력하고, 보여주느냐에 따라 선수 소집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고픈 선수를 뽑겠다”고 강조했던 과거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으로 박주영을 뽑는 게 이정협보다는 수월한 결정이다. 경험이 풍부한 박주영을 뽑으면 선수 본인이 책임을 지겠지만, 반대로 이정협은 감독인 내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55년간 한국 축구가 걸어왔던 길이 우승까지 이끌지 못했다면 변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슈틸리케 감독이 대안 없는 변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조영철(25·카타르SC)을 발탁해 제로톱을 준비하는 한편 만능 골잡이 이근호(29·엘자이시)의 왕성한 활동량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2·레버쿠젠)을 왼쪽 날개가 아닌 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머릿속에 담아뒀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1월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이 아시안컵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라고 볼 수 있다”며 “이 경기를 통해 많은 부분을 실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한 멀티 플레이어의 중용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왼쪽 풀백인 박주호(27·마인츠)와 중앙 수비수 장현수(23·광저우 푸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고,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이명주(24·알 아인)는 미드필더로는 모든 포지션에서 기용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처럼 큰 대회에선 멀티 플레이어가 얼마나 많느냐가 중요하다”며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