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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지금부터 짠돌이 피츠버그와 연봉 전쟁

강정호(27·넥센)에게 최고 포스팅 금액을 적어 낸 구단이 피츠버그로 밝혀진 가운데, 문제는 연봉 협상이다. 강정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가 언급한 금액과 피츠버그 구단의 자금 사정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앨런 네로는 단장들의 회의인 윈터 미팅 중 “강정호가 쿠바 선수였다면 총액 1억달러는 충분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만큼 강정호가 갖고 있는 ‘파워’가 메이저리그에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 발언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에이전트 특유의 ‘블러핑’이 더해진 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중 한 팀이다. ESPN의 데이빗 숀필드는 “피츠버그가 포스팅 금액으로 500만달러를 썼다는 것 역시 굉장히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2014시즌 연봉 총액은 7766만6333달러(ESPN 기준)로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졌을 때 꼴찌에서 4번째(27위)였다. 1위 LA 다저스가 2억3884만1005달러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의 연봉 총액을 지닌 팀이다.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포스팅 금액 2573만여 달러를 제시한 것과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500만달러를 제시한 것이, 금액으로는 큰 차이지만 실제로 구단이 부여하는 의미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문제는 연봉협상이다. 포스팅 시스템의 한계이기도 하다. 강정호는 ML 진출 포기라는 카드 외에는 협상에서 쓸 수 있는 게 없다. 이미 내야진이 꽉 차있는 피츠버그로서는 전혀 급할 리가 없다.

강정호의 에이전트 앨런 내로는 연평균 500만달러, 4년 계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총액 2000만달러인데 피츠버그가 이 큰 돈을 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은 편이다.

피츠버그 팀 내 최고 스타인 앤드류 매커친의 올시즌 연봉은 약 750만달러였다. 피츠버그에서 올시즌 연봉이 500만달러를 넘은 선수가 야수 중에는 매커친과 2루수 닐 워커(575만달러) 둘 뿐이었다. 아직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지 못한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의 연봉은 51만5500달러였고, 3루수 조시 해리슨 역시 51만30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숀필드 역시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연봉 계약이 문제”라며 “에이전트가 원하는 금액을 피츠버그가 맞춰 주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강정호의 남은 연봉 협상은 지금까지 기다려온 포스팅 과정 보다 더욱 숨가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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