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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가 말하는 N·C·D·I·N·O·S

2014년은 박민우(22·NC)의 이름을 알린 해였다.

NC의 톱타자로서 박민우는 지난해 118경기에 나서 2할9푼8리(416타수 124안타)를 기록했다. 도루도 50개나 기록하며 삼성 김상수(53개)에 이어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박민우 개인적으로는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신인왕을 받으며 2014년의 ‘최고의 신인’이 됐다.

NC 박민우가 6일 마산구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 | 김하진 기자

박민우는 이제 최고의 선수를 꿈꾸고 있다. 그가 발돋움하게 될 팀인 NC 다이노스(DINOS)의 앞글자 알파벳을 따 그의 야구 인생과 목표를 들어봤다.

■NC DINOS와 박민우의 만남

박민우는 2011년 8월 20일 2012년 신인을 뽑는 드래프트 당일,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NC가 우선지명으로 투수 두 명을 부른 뒤 첫번째 야수로 자신을 불렀기 때문이다.

NC 박민우가 6일 마산구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 | 김하진 기자

“당시에 1순위로 뽑힌 하주석(한화) 옆에 앉아서 축하 인사를 하고 있는데 내 이름이 들려서 놀랐어요. 그렇게 빨리 불릴 줄 몰랐거든요.”

NC 김경문 감독과의 첫 만남은 두 달 뒤 전남 강진에 차려진 훈련장에서 이뤄졌다. 박민우는 “처음 감독님을 봤을 때 굉장히 무서웠다. TV 속에서만 보던 분을 보게 되니 놀랍기도 했는데 아우라가 느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인사를 한 뒤 박민우는 자신의 머리에 닿는 손길을 느꼈다. 김 감독이 박민우의 머리를 제일 먼저 쓰다듬고 지나간 것이다. 박민우는 “내가 누군지는 모르고 다만 제일 먼저 보여서 감독님이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하지만 그 손길만은 잊지 않고 있다.

■C팀에서의 시간은 성장의 시간

NC에서는 2군(퓨처스리그)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느낌을 지우기 위해 ‘C팀’이라고 부른다.

박민우는 2013시즌 C팀에서의 시간을 잊지 못한다. 그는 개막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서 실책을 남발했고 C팀으로 가게 됐다.

‘멘붕’이 된 박민우는 한동안 공을 만지지도 못했다. 그는 “심리 상담도 해보고 아예 야구를 쉬어도 봤는데 계속 손이 떨렸다”고 했다.

시간이 약이었다. 박민우는 “6월부터 마음 잡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지 않았던 1군의 경기도 보면서 ‘다시 저기서 뛰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C팀에서의 훈련 중 수비 훈련이 80%를 차지했다. 다른 선수들이 스윙 연습을 할 때 수비 연습에 몰두했다. 박민우는 “돌이켜보면 나에게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Direction…박민우가 앞으로 가고 싶은 방향은

박민우는 “쭉 발전해서 정상까지 가는게 당연히 모든 선수의 꿈이 아닐까요”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선수는 정말 잘했지, 최고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야 ‘정상’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야구 선수라면 한번쯤 꿈꾼다는 해외 진출은 박민우의 미래 구상에는 없다. 고등학교 시절 미국 진출을 잠깐 꿈꿨으나 2011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미국을 향한 꿈을 접었다.

대신 곁에 있는 롤모델인 손시헌의 길을 따라가고픈 소망이 있다. 박민우는 “휘문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사실은 롤모델이 딱히 없었다. 그런데 프로 와서 손시헌 선배님을 보고 나서 이른바 ‘손빠’가 됐다”고 말했다.

신인왕 시상식 소감으로 손시헌을 언급했던 박민우는 “사람 자체가 멋있다”며 “그라운드에서는 카리스마 있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고, 좋아하는 이유가 다 있다”고 했다.

■I am…박민우가 말하는 박민우

박민우는 마포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창단된 서울 용산 리틀야구단에 들어갔다. 열혈 야구팬이었던 아버지 박현수씨의 도움이 컸다.

초등학교 때부터 ‘허슬’을 좋아했던 박민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투수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던지는 것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 치고 뛰고 넘어지는 걸 더 좋아했다”고 했다.

다른 운동에도 소질이 있었는데 축구는 중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박민우는 야구에 푹 빠진 상태였다.

그리고 박민우는 고교 시절 후배들이 보호구를 채워줄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는 말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 촉박한 경기 시간 때문에 후배들이 다리에는 채웠을 수도 있지만 그런 기억조차 없다. 상식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인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Next Season을 바라보며

박민우의 2015시즌 목표는 도루 50개다. 그는 2014시즌을 맞이하면서 도루 목표 개수를 40개로 잡았고 실제로 목표보다 10개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도루 목표 수치를 잡아놓고 더 놓은 곳을 향해 뛸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민우는 “우선은 경쟁에서 이겨야 시합에 많이 나갈 수 있고 기록이 생긴다. 그래서 목표를 잡아둔 것은 그 외에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왼손에 감겨져 있던 붕대는 사라졌다.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치중한 박민우는 재활 과정을 잘 넘기는 것도 하나의 목표가 됐다. 그는 “재활이 잘 됐기 때문에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Opportunity…박민우가 잡고 싶은 다음 기회는?

NC는 신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가는 ‘기회의 땅’이다.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NC의 역사의 처음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박민우 역시 그런 기회를 얻고 싶다.

박민우는 “신생팀이다 보니 기록을 쌓아가는 팀이라서 나도 언젠가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현재까지 박민우가 올린 창단 첫 기록은 없다. 그리고 자리가 비어있는 기록이 있다. 창단 첫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다. 박민우는 “지난해 사이클링 히트 기회가 3차례가 있었는데 홈런이 부족해서 달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올시즌에는 타구에 힘도 더 싣고 장타력도 갖추기 위해 연습하는 중이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Special thanks to

박민우는 항상 고마운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품고 있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 “감사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팀에서는 이동욱 수비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은 물론 죄송한 마음까지 든다고 했다. 박민우는 “이 코치님의 흰 머리의 3분의 2는 나 때문”이라며 “나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생도 많으셨다. 아무래도 올해에도 많이 귀찮게 해드릴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 휘문고 이명섭 감독도 박민우의 은인 중 한 명이다. 박민우는 “감독님이 고교 시절에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셨다. 잘 안될때 연락도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사주셨다. 3년이 지났는데도 챙겨주시는 감사한 분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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