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그 역시 ‘신인’일 때가 있었다.
1998년. 하정우는 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31’의 CF로 처음 대중과 만났다.
당시 하정우는 앳된 외모로 쑥스러워하기도, 연기 열정을 드러내고자 얼굴 가득 잔뜩 힘을 주기도 했다.
이후 하정우는 이후 여러 영역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하정우의 ‘초심 가득한 얼굴’, 그의 ‘처음’은 어땠을까? 그의 첫 CF,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당시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하정우의 첫 광고는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8년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광고의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광고에서 하정우는 전화 통화하는 배우 안석환 옆에서 파란 줄무늬 옷을 입은 채 등장한다. 사실 등장이라기보다 잠시 화면에 스쳐 지나가는 정도다. 하정우는 잠깐 나타나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건네받은 채 곧 사라진다. 당시 하정우는 광고비로 1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실 하정우는 2002~2003년에 방영된 SBS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로 처음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똑바로 살아라>는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연출을 맡았던 김병욱PD의 세 번째 시트콤으로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작품에서 하정우는 바람둥이 변리사로 단역 출연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앳된 얼굴에 안경을 낀 모습이 지금과는 다른 느낌을 풍긴다.
이후 하정우는 KBS2 일요 아침드라마 <결혼이야기>에 출연, ‘울 남편은 19세’, ‘못말리는 남자’ 편의 주연을 맡아 잠깐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혼이야기>는 실제 연애담을 바탕으로 매주 새로운 소재를 다룬 드라마다.
하지만 하정우의 진정한 드라마 데뷔는 KBS1 드라마 <무인시대>라 할 수 있다. 그는 극중 이의민(이덕화)의 아들 ‘이지광’으로 출연해 숨길 수 없는 먹방 본능을 처음 드러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팬들은 닭 백숙을 흡입하는 장면을 두고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말 하기도.
최근 하정우는 영화 <군도> 인터뷰에서 <무인시대> 출연 당시, 천천히 걸어가는 말 위에서 떨어진 적 있어 공포감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하정우는 영화 <마들렌>으로 처음 스크린에 등장했다. 2003년 1월 개봉한 <마들렌>은 박광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조인성과 신민아가 출연한 멜로 작품으로 순수한 남자와 솔직한 여자의 연애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에서 하정우는 본명 ‘김성훈’으로 단역 출연, 신민아의 옛 남자친구이자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준호’를 연기했다. 박광춘 감독은 “<마들렌>은 하정우의 긴장된 연기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일 것”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웠고 땀도 많이 흘려 영화 출연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친구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하정우의 첫 예능은 토크쇼였다. 하정우는 당시 개봉한 영화 <구미호가족> 홍보를 위해 SBS 예능프로그램 <야심만만>에 출연, 배우 주현·박준규·박시연과 함께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 그는 첫 예능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군대 시절 있었던 화장실 에피소드와 아버지 김용건의 옷을 몰래 훔쳐 입어 혼났던 사연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정우는 2007년 보컬그룹 빅마마가 발매한 정규 4집 <BLOOSOM>의 타이틀곡 ‘배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진 뒤 겪는 슬픔을 열연한 하정우는 영상 말미 충격적인 반전을 선보이며 영상의 분위기를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