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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비와의 12문12답 “갑작스런 실신? 3년만의 컴백은?”

국내 대표 여성 R&B 보컬리스트하면 손가락에 꼭 꼽고야 마는 가수가 화요비(33)다. 나지막하다가도 찰랑찰랑 흘러가는 목소리, 그러면서 어느새 감정을 끌어올리는 창법은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왔다.

15일 낮. 화요비의 미니 앨범 <820211>이 3년여만에 발표되자 음악팬들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음악사이트 멜론에는 삽시간에 300여개의 리뷰가 달렸는데, 대부분이 호평 일색이다. 아이디 ‘jay***’를 쓰는 네티즌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다”라고 썼고, ‘똥강*’는 “아직도 최고네”라고 적었다.

최근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순간도 있었다. 앞서 화요비는 지난 12월30일 서울 코엑스오디토리움에서 개최한 콘서트 초반부에 갑자기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언론지상을 달궜다. 당시 공연을 관람한 이들에 따르면 화요비는 1000여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노래를 부르다 말고 갑자기 바닥에 머리를 ‘쿵’ 하고 부딪히면서 쓰러졌다. 당시 한 공연 스태프는 다급한 나머지 마이크를 쥐고 “관객중 의사가 있으면 제발 좀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당일 공연은 결국 취소됐다.

스포츠경향은 음반 발매를 하루 앞둔 14일 화요비와 만났다. 그 사이 있었던 일, 그리고 이번 음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만남을 간추려 11문11답으로 소개한다.

Q1. 미니앨범을 낸 게 3년 만입니다.
= 공백이 좀 길었습니다. 전 소속사와의 문제로 활동이 여의치가 않았어요. 최근에는 송사문제로 경찰서에 가서 대질 심문을 하기도 했습니다.(화요비는 지난해 6월 전 소속사 대표를 상대로 사기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해 놓고 있다.)

Q2. (공연 중 실신으로)많은 사람들이 놀랐어요.
= 쓰러지는 순간부터 대기실에 실려나갈 때까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요. 의식없이 넘어졌는데 그나마 타박상만 있었고 머리나 이런 곳은 다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편히 말할 수 있는데, 병원에 있을 때는 정말 1분 1초가 너무나 무서웠던 순간이었어요.

Q3. 당시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면요.
= 저도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노래를 부르다 말고 눈을 떴더니 사람들이 대기실에서 저를 둘러 싸고 있고, 관객중 의사 한분이 뛰어오셔서 제 상태를 살피고 있었어요. 약간 의식이 회복됐을 때에는 입이 마비돼있었고요. 얼마나 두렵던지…..

Q4. 건강은 어떤가요?
= 병원에서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의식이며, 입이 온전히 돌아오더라고요. 병원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쇼크라고 이야길 합니다. CT 등 정밀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고요. 지금은 보시다시피 괜찮습니다. 당시 저도 왜 제가 쓰러졌는지 그 연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며칠 전 소송에 따른 대질 심문으로 받은 심적 고충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고요. 또 5년만에 여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 열의 뒤로 저도 모르는 중압감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Q5. 공연 취소 후 무릎을 꿇는 사과 영상을 공개했는데.

= 기회가 된다면 정말 일일이 전화를 다 돌리면서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너무 귀한 시간을 뺐지 않았습니까. 안정을 되찾은 후 집에 들어가자마자 자리에 주저 앉아 영상을 찍었습니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그걸 울면서 촬영을 해주었고요. 다시 한번 이 시간을 빌어 죄송했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걱정해준 관객이며, 당시 저를 돌봐주신 의사 관객분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Q6. 지난 3년간 활동이 없어 마음고생이 컸겠습니다.
=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어요. 계약에 묶여 있는 상황이라서 말 못할 스트레스도 컸고요.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만 가만이 있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주인 잃고 묶여 있는 강아지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Q7. 얻은 것도 있나요?
= 당연합니다. 왜 달렸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멈추고 나서보니 뭔지를 알겠더라고요. 그때문에 기쁘게 달릴 수 있게 됐고요. 그리고 요번 음반 중 ‘서른 셋 일기’라는 가사도 얻었지요.

Q8. 새 둥지를 틀고 활동을 재개했네요.
= 네. 새로운 식구들과 함께 오랜 만의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그간의 고충을 치유해주는 것은 딱 하나, 노래를 다시하는 것 뿐이더라고요. 가사를 쓰고 노래를 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요.


Q9. 음반이 매우 좋습니다. 소개 좀.

= 앨범 제목 <820211>에 나오는 날짜는 제 생일입니다.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 새롭게 시작한다는 그런 마음을 담았죠. 4개의 신곡을 수록했는데, 타이틀곡 ‘그사람’은 제가 생각해도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작곡가 김진훈씨가 쓴 ‘그 사람’을 듣고서는 “어딜 가더라도 내가 이 노래를 부를 테니 1년만이라도 남에게 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현악기의 배열이 많습니다. 뻔한 발라드 선율 대신, 풍부하고 좋은 대선을 만들어내는 분의 도움을 받아 잘 나왔습니다. (인트로와 기타 서비스 트랙을 뺀 4곡의 노래는 한결같이 타이틀곡 감이다. ‘그사람’은 멜로디가 금세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쉽지만 세련됐다. 화요비가 쓴 가사가 특히 입에 달라붙는다. 클래식 기타와 바이올린 등이 울려퍼지는 ‘겨울 그리고 또 겨울’, 피아노로만 연주되는 ‘서른 셋 일기’는 모두 화요비의 자화상같다. 애절하면서도 힘이 있는 노래 ‘마주보기’에 대해 화요비는 “나 스스로에게도 힐링송이 되는 노래”라며 “상처와 아픔을 마주대할 때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는다”고 부연했다. 노래를 설명할 때 그는 배시시 웃고 있었다.)

Q10. 가요계의 변화가 빠릅니다.
=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여러 협업도 있다는 게, 그리고 조용필 선배와 같은 분의 음악이 다시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도 워낙 힙합을 좋아하니까 앞으로 다양한 협업도 있겠지요?

Q11. 올해로 15주년. 어땠나요?
= 되돌아보면 좋았고 기뻤던 일도, 힘들고 괴로웠던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축하를 많이 받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힘으로 다시 15년을 달려 30주년을 준비할 수 있으면 하고요.

Q12. 앞으로 활동 계획은?
= 그동안 맘껏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만큼 다양하고 열심히, 오래토록 활동하고 싶습니다. 또 모든 분들이 건강해졌으면 합니다. 아프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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