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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신지현 홍아란이 수놓을 ‘거위의 꿈’은?

“왜 하필 노래죠? 언니, 난 고음이 안돼요.” (신지현)

“아, 나도 춤이라면 몰라도…흑흑” (홍아란)

코트의 두 얼짱은 처음엔 함께 찡그렸다. 농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영 어색했다. “노래에 소질도 없는데 하필 노래”라며 볼멘소리도 냈다. 그러나 반주가 나오자 이내 자세를 가다듬는다. 이어 “난~난 꿈이 있어요~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로 시작되는 ‘거위의 꿈’을 진지하게 부르기 시작한다.

청주 KB스타즈 홍아란과 부천 하나외환 신지현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엘뮤 뮤직 스튜디오에서 올스타전 W 스페셜 공연에서 부를 ‘거위의 꿈’을 녹음하고 팬들을 위한 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올시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농구 두 얼짱 신지현(20·하나외환)과 홍아란(23·국민은행)은 15일 서울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 모였다. 유니폼 대신 사복을 입고 머리엔 헤드셋을 끼고 마이크 앞에 섰다. 이들은 18일 청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듀엣 공연을 한다. 올시즌 폭발적인 팬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의미다. 프로 2년차인 신지현은 중부 선발 최다득표의 영예를 안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선다. 고교 시절 ‘61점 소녀’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신지현은 프로 데뷔 후 귀엽고 예쁜 외모로 남성팬의 큰 사랑을 받으며 여자프로농구 최고 인기 선수로 우뚝 섰다. 남부 선발 대표로 올스타전에 나가는 홍아란도 ‘청주 아이유’라는 별칭을 받을 만큼 상큼한 미소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지현은 “사실 노래는 영 소질이 없어 노래방도 안간다”며 손사래를 쳤다. 홍아란도 “춤을 추라면 하겠는데 사실 나도 노래는 영”이라며 앓는 소리를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선정한 듀엣 노래를 부르는데 의기투합했다. 처음엔 어색한 듯 목소리가 작았다. 황라열 보컬 트레이너가 “목소리 좋고 음정도 괜찮다”고 격려하자 살짝 웃었다. 처음엔 모기처럼 작은 소리가 몇번 반복되면서 커졌다. 홍아란은 어느새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로 이어지는 고음의 절정부에서 과감하게 목청껏 소리를 냈다. 신지현은 “난 고음은 안돼요”라며 “낮게 맞춰보겠다”며 화음을 이뤄냈다.

청주 KB스타즈 홍아란(왼쪽)과 부천 하나외환 신지현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엘뮤 뮤직 스튜디오에서 올스타전 W 스페셜 공연에서 부를 ‘거위의 꿈’을 녹음하고 있다. 사진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대 초반의 통통 튀는 젊은 얼짱들은 금세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통통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코트에선 경쟁하지만 다정한 선후배답게 서로 이끌고 의지하며 재미있게 연습을 이어갔다. 둘은 팬 사랑에 보답하고 여자농구를 더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래했다. 홍아란은 “운동하는 것보다 힘들지만 그래도 연습을 잘 해서 올스타전때 좋은 공연 모습 보이겠다”며 웃었다. 신지현도 “언니만 믿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제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고 열심히 해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공연 외에도 올스타전 경기에서도 팬과 더 소통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거위의 꿈’은 아직은 실력보다는 외모로 먼저 인기를 얻은 두 얼짱이 선수로서 더 성장하겠다는 공통적인 꿈을 담고 있다. 신지현은 “더 노력해 실력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고 했고, 홍아란도 “농구 선수니 다른 것보다 플레이를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풋풋하고 상큼한 코트의 두 샛별의 꿈을 담은 합동 공연은 올스타전 3쿼터 작전타임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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