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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솔로 정용화, ‘씨엔블루’와 다른 ‘정용화’

“어제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혈액형이 A형이라서 걱정도 많았고…. 악몽도 3편이나 꿨답니다.”(웃음)

인기 그룹 씨엔블루의 일원에서 솔로 가수로 변신을 앞둔 정용화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가득찼다. 긴장하면서도 설렌 표정이 수시로 교차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정용화의 ‘프라이빗 쇼케이스’.

수수한 스웨터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정용화는 “음악을 이렇게 들려드리면서 음악 이야길도 직접 해보고 싶었다”며 행사를 마련한 까닭을 먼저 설명했다.

그는 직접 만들어온 노래 하나씩을 들려주며 작업 후기와 의미, 에피소드 등을 곁들여가는 방식으로 행사를 이끌어갔다.

20일 정식 발표에 앞서 19일 음악을 먼저 공개한 <어느 멋진 날>은 모두 10개의 트랙으로 채워져 있었다. 동명의 타이틀곡 ‘어느 멋진 날’을 비롯해, ‘추억은 잔인하게’, ‘원기옥’, ‘마일리지’ 등 이질적인 장르와 색다른 실험이 담긴 노래가 흥미롭게 울려퍼졌다.

타이틀곡 ‘어느 멋진 날’은 피아노로 시작해 밴드 사운드가 유려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발라드 장르의 노래다. 정용화는 이 노래에 대해 “씨엔블루와 차별화되는 스타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만든 곡”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 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번 음반은 솔로로의 변신 뿐 아니라 여러 협업이 일으킬 다양한 시너지에 관해서도 호기심을 일으켰다. 음반에는 이례적으로 5명의 각양 각색 장르의 가수들이 들어섰다. 밴드 YB의 로커 윤도현이 ‘우리는 잔인하게’의 피처링과 편곡 등을 도왔고, 래퍼 양동근이 ‘마일리지’, 래퍼 버벌진트가 ‘원기옥’에서 각각 정용화를 거들었다.

이밖에 싱가포르 출신 중화권 가수인 린준지에(임준걸)과 ‘체크메이트’를, 미국 뮤지션 피트 말릭과 ‘27이어스’를 정용화와 함께 빚어냈다. 피트 말릭은 재즈가수 노라존스의 히트 앨범 <뉴욕시티>의 프로듀싱을 맡은 적이 있는 실력가이기도 하다.

“씨엔블루에서 좀 갇히는 느낌을 받을 때, 여러 다른 분들과 함께 음악을 만드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다른 선배들이 어떻게 만드나 지켜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모두가 너무 다 다르더러고요. 배운 게 너무 많습니다. 제 스타일을 깨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모든 협업 가수들은 정용화가 직접 섭외했다. 서서히 친분을 쌓아오다, 자연스런 계기로 곡작업으로 나아가게 됐다. 단순 참여 대신 노래 작업 전반을 함께 제작하며 쌍방으로 고류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어갔다.

정용화는 이날 유쾌한 협업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했다. “해외 가수들과 메신저로 주고 받으며 곡작업을 했는데, 일일이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소통한 일이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씨엔블루때와는 달리 극중 사랑을 주도하는 남자 주연으로도 등장한다. 그는 “기존에는 찻잔을 들고 있는 정도로만 서 있다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찍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한을 많이 풀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영상은 여배우와의 알콩달콩한 데이트 장면, 그리고 이별 후 그리움을 표현하는 장면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앨범은 다양한 색깔로 인해 ‘씨엔블루’와 ‘정용화’의 차별지점을 분명히 만들어낸다. 잔잔한 스타일의 노래(‘어느 멋진 날’)를 비롯해, 셔플 리듬의 어쿠스틱 노래(‘굿나이트 러브’), 랩이 가미된 미디움 팝(‘마일리지’), 포크 장르의 곡(‘마지막 잎새’), 록적인 노래(‘우리는 잔인하게’), 블루스 스타일의 곡 ‘27이어스’ 등 8색 빛이 음반을 장식한다.

정용화는 “나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었다”면서 “소재가 고갈될 때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른 분들의 사랑을 잠시 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음반을 만들면서 고민도 많았고, 지금껏 가징 힘들게 작업키도 했다”고 고백하면서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타 그룹 멤버들의 잇딴 솔로 데뷔에 대한 질문도 어김없이 나왔다. 그는 “솔로로 변신한 종현씨(그룹 샤이니)의 노래도 다 들어봤는데, 정말 열심히 한 게 눈에 보여 너무 좋았고, 이로 인해 자극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동료 씨엔블루 멤버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알았는지 녹음 때마다 와서 힘을 불어넣어줬다”면서 “다음 씨엔블루를 만들 때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협업 주자가 없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에일리, 선우정아씨 등과 꼭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1위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그는 “내려놓고 싶은데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면서 “내 손을 떠났으니, 순위는 내가 아니라 신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만약 1위를 한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며 “‘연탄배달’ 이런 좋은 일을 1위 공약을 걸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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