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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길의 리플레이] 한국-우즈벡전, 이것이 슈틸리케가 추구하는 축구다

연장까지 가는 경기였지만 기분 좋은 완벽한 승리였다. 이번 대회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전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무엇보다 대표팀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확실히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공수의 밸런스를 잘 유지했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고, 좌우 측면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돋보였다. 원톱 공격수가 전방에 홀로 머물러 있지 않았고, 2선 공격수도 전방을 넘나드는 등 움직임이 좋았다.

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전에 기성용을 전진 배치하거나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키는 등 슈틸리케 감독의 유연한 전술 운영도 돋보였다. 경기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은 빡빡한 토너먼트 승부에서 무척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동안 무실점을 이어왔지만 중앙수비 조합이 불안했는데 우즈벡전에서는 큰 문제점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후방 수비진에서 전방으로 나오는 패스의 질이 조금 더 좋아져야 공격 전개 과정이 더 매끄러워질 수 있는데 이 점은 다소 아쉬웠다.

손흥민이 확실히 살아난 것은 우승 도전에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손흥민은 우즈벡전을 통해 왜 이번 대회에서 각광받는 공격수인지를 보여줬다. 컨디션을 회복한 손흥민이 4강전 이후에도 기세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양팀 골키퍼 모두 수준높은 선방을 보이며 축구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케 한 8강전이었다.

대표팀은 이번 8강전을 통해 팀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자신감도 더 커졌다.

4강전에서는 이란-이라크의 승자와 맞붙는데 전력이 다소 앞선 이란이 상대가 될 확률이 높다. 이란은 끈적끈적한 플레이로 그동안 한국을 오랫동안 괴롭혀왔다. 정지된 세트플레이에서 강하고 역습이 뛰어나다. 이란의 스타일을 많이 경험해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나 상대가 누가 됐든 컨디션을 회복한 대표팀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펼친다면 승산은 높다. 무더위 속에서 치러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4강전 휴식일이 상대팀보다 하루가 더 있는 것도 우리에겐 유리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려는 축구의 스타일을 되살려낸 태극전사들이 우즈벡전 승리의 기세와 자신감을 앞세워 4강전에서도 승전고를 울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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