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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길의 리플레이] 축구의 신 한국과 함께 한다

한국이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전에 올랐다. 내용은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결국 또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 아시안컵은 분명 한국 대표팀을 향해 축구의 여신이 웃고 있는 듯하다.이라크전에서는 이정협의 골에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갈렸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정협을 뽑았을 때부터 적지 않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모았다. 국가대표 경험이 전무한 무명 이정협이 최전방 공격수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낼지 의문부호가 달렸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정협이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시드니 | 게티이미지

그러나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라크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그를 기용한 목적대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정협은 ‘정지된 장면에서 문전에서 경쟁하고 볼을 따내 슛을 하라’는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수행해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수로 평가받은 이정협은 이라크전에서 결정적인 장면에서 확실하게 멋진 골을 넣었다. 선제골로 이라크가 저할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물론 수비에서 불안한 내용도 없지 않았다. 몇 차례 허점도 나왔지만 위기를 극복했다. 조별예선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었지만 무실점 승리를 하면서 선수들이 ‘우리는 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게 컸다.

이라크는 이란전에 보여준 에너지가 고갈된 듯했다. 그러나 패했지만 세대교체된 젊은 선수들로 미래 아시아 축구의 지형도를 바꿀 가능성과 능력을 보여 앞으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결승전을 앞둔 한국은 수비에서의 불안함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대표팀 전체가 큰 힘을 받았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하나가 됐다. 결승전에서 호주가 됐든 아랍에미리트가 됐든 현재의 기세라면 누가 올라와도 승산이 높다. 이런 큰 대회에서 무실점 연승으로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경기력만 좋다고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감기와 부상자 속출 등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서 경기력이 좋아졌고 행운도 함께 따르고 있다. 이것이 무서운 기세로 연결됐다.

여기까지 온 이상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상금이 있는 대회도 아니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가기 위해서도 우승을 해 55년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

태극전사가 현재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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