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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KANG’ & 영웅들美 전훈 캠프를 가다…서프라이즈 24시 美치고 펄쩍뛰다

백업도, 주전도…야자타임 올인!

‘알아서 척척’ 자율훈련 풍토

펑고 실수땐 불호령 아찔

밤 9시 넘어야 잠자리 ‘休’

염경엽 감독이 넥센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넥센을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자율’이다. 넥센은 적어도 훈련에 있어서만큼은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선수들에게 맡긴다. ‘경기하는 3시간만 집중하자’라는 염 감독의 지론은 이제 모든 넥센 선수들의 방침이 됐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넥센의 자율 훈련은 계속된다. 26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진행 중인 넥센 스프링캠프의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정리해봤다.

■오전 7시 : 시작은 웨이트와 함께

넥센의 공식 훈련은 오전 9시부터 시작이지만, 넥센 선수들의 일과는 그보다 앞선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자전거, 또는 도보로 숙소 옆에 있는 서프라이즈 스타디움 내 웨이트트레이닝 시설로 이동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쉬고 싶은 사람은 쉬어도 된다. 다만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가 지난 시즌을 통해 톡톡히 입증이 됐기에 이제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덕분에 가장 피곤한 사람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다. 이 코치는 오전 6시15분 정도에 선수들보다 먼저 도착해 선수들의 웨이트트레이닝 스케줄을 짜준다. 그래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오전 9시 : 공식 훈련의 시작

오전 9시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식 훈련이 시작된다.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 이강철 수석코치의 말이 끝나면 각 파트별 코치들이 어떻게 훈련을 할지에 대해 브리핑을 한다. 그리고 간단히 몸을 푼 후 훈련이 시작된다.

선수들이 가장 긴장을 하는 훈련은 수비 훈련이다. 염경엽 감독이 직접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서 타구를 날려주며 선수들의 수비 하나하나를 지적한다. 어쩌다 실수하는 선수가 나오면 염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인 만큼 염 감독도 이 때만큼은 선수들에게 엄해진다. 넥센이 지난해 최소 실책을 기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넥센 히어로즈 캠프는 선수들의 자율에 맡겨진다. 그러나 선수들의 훈련 참가 열기는 뜨겁다. 피츠버그 입단이 확정된 강정호(가운데)도 팀 훈련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면서 본격적인 훈련에 대비한 준비를 했고(오른쪽 아래), 염경엽 감독(오른쪽 위)은 오전 팀 훈련을 세심하게 지휘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오후 엑스트라 훈련에서 서건창(왼쪽)은 타격 훈련을 했다. 애리조나 | 윤은용기자

■오후 1시 : 꿀맛 같은 점심시간

오후 1시가 되면 넥센의 공식 훈련은 종료된다. 점심시간도 이때부터다. 주로 투수조가 먼저 식사를 하면 스트레칭 및 순발력 훈련을 마무리한 야수조가 뒤이어 들어오곤 한다.

넥센의 점심 메뉴는 간단한 편이다. 이날 넥센의 점심 메뉴는 샐러드와 마카로니 등 미국 스타일의 음식이 주를 이뤘다. 넥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끼니를 모두 서프라이즈 스타디움 내 선수식당에서 해결하는데 아침과 점심은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들의 식사를 만드는 미국 요리사들이 만든다. 한식은 저녁 때만 먹는데 근처 한국인 식당의 요리사들이 와서 직접 요리해준다.

■오후 2시 : ‘엑스트라’ 타임

공식훈련은 오후 1시가 되면 끝난다. 하지만 오후 2시부터 ‘엑스트라’ 타임이 이어진다. 일종의 ‘보충수업’이라고 보면 된다. 주전 선수들이 아닌 백업 선수들이 이 ‘엑스트라’ 타임의 대상자가 되는데, 이것도 조를 나눠서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시간 동안 훈련을 하긴 하되, 언제 끝내는지는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 하면 된다. 훈련을 더 하고 싶은데 코칭스태프가 나서서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개인이 스스로 생각해서 됐다고 생각하면 알아서 끝내고 숙소로 가면 된다. 그 훈련을 담당하는 코치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오후 7시 : 야간훈련

‘엑스트라’ 타임이 끝나면 선수들은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은 뒤 파트별로 미팅을 한다. 이후에는 훈련을 더 하고 싶은 선수들이 야간훈련을 한다. 대부분이 백업 선수들이지만, 이택근이나 서건창, 박병호처럼 주전임에도 야간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쉴 틈도 없이 다시 선수들의 훈련을 봐 준다. 스스로 하겠다고 나서는 선수들이 기특해 힘든 줄도 모른다. 야간훈련까지 끝나는 시간은 평균 오후 9시. 넥센 선수들의 하루 일과도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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