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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일본처럼’…역대 亞컵 조별리그·결승 모두 승리 유일

슈틸리케호 55년만의 우승 마지막 관문

“결승전에선 2000년 일본처럼….”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눈앞에 둔 태극전사들이 최근 곱씹고 있는 문구다. 예선에서 맞붙은 팀을 결승에서도 꺾은 2000년 일본의 우승 전례를 떠올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호주와 아시안컵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호주가 이번 대회 내내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던 상대라는 점에서 까다롭기 짝이 없다. 이미 서로의 전력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는 조별리그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주장 마일 예디낙(크리스털 팰리스)이 복귀하는 등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대표 골잡이 이정협(상주)은 “조별리그에선 내가 첫골을 넣으면서 이겼지만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상대팀끼리 결승을 치른 적은 두 번이 있다. 한 번은 예선전 승리팀이 결승에서도 이겼지만 한 번은 결승에서 결과가 뒤바뀌었다. 한국이 35년 전 1980년 대회에서 예선에서 승리한 팀과의 결승에서 패한 아픔을 겪은 주인공이다. 한국은 당시 개최국인 쿠웨이트와 조별리그에서 만나 3-0으로 이겼지만, 정작 결승에서는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더니 0-3으로 완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7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던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결승전에서 상대의 철저한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침묵했던 게 아쉬웠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도 당시의 아픔을 되풀이한다면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다 준우승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분발이 요구된다. 그런 면에서 2000년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일본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예선에서 승리한 사우디아라비아를 결승에서 다시 만나 특유의 섬세한 축구를 잠시 접고 거친 축구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 일본은 결승전에서만 4장의 경고를 받았는데, 이는 상대의 거센 공세를 초반부터 끊어내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의도는 전반 29분 모치즈키 시게요시의 결승골로 연결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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