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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하나, 부활…새출발 선수들의 뜨거운 겨울

지나온 길은 다르지만 향하는 곳은 똑같다.

올시즌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야구인생의 마지막을 걸고 다시 달리는 베테랑들과 해외 진출에 실패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에이스들, 그리고 길었던 부상의 터널에서 이제 빠져나와 마운드 위에 다시 서기만 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는 투수들이 이 겨울, 뜨거운 땀을 흘리고 있다.

KIA 최희섭과 한화 송은범

■과거 잊고 새출발

KIA 최희섭(36)은 겨울마다 ‘요주의 인물’이었다. KIA를 우승으로 이끈 2009년, 그리고 2010년을 제외하면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몸과 마음의 부상을 두루 겪으며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한 시즌도 손에 꼽아야 한다. 결국 지난해에는 한 경기도 1군에서 뛰지 못했고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사령탑이 바뀌고 팀이 다시 출발하는 이번 겨울 최희섭은 ‘마지막’이라며 신발 끈을 바짝 묶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모든 훈련을 100% 소화하며 주위를 다시 기대하게 하고 있다.

장성호(38·kt)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팀을 만났다. 9년 연속 3할을 친 최고 교타자였지만 KIA에서 한화로, 롯데로 이적하며 1군에서 자취를 감췄던 장성호는 신생 구단 kt에서 다시 출발한다. 과거 KIA에서 함께 하며 여러가지 사연을 겪은 조범현 감독과 다시 만나 이제는 성숙해진 모습으로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kt에서 최고참이 된 장성호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매일 1000개 이상씩 공을 치는 강훈련을 소화하며 후배들과 호흡하고 있다.

송은범(31·한화)도 지난 2년을 지우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 SK에서 김광현과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이끌며 SK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송은범은 2013년 KIA로 트레이드 된 이후 본 모습을 잃었다. 대표적인 우완 에이스였던 과거와 달리 2년 연속 7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평범한 투수가 되어버렸다.

겨울 사이 FA 계약을 통해 한화로 이적한 송은범은 자신의 최전성기를 이끌어준 김성근 감독을 다시 만나 의욕적으로 다시 출발하고 있다. 12월을 괌에서 맹훈련하며 몸을 만든 송은범은 약 열흘 동안 재활캠프에 머물다 일본 고치의 스프링캠프 본조로 합류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

■해외 진출, 다시 도전하리

1988년생이자 2007년 입단 동기인 김광현과 양현종은 이번 겨울 같은 아픔을 겪었다. 구단 동의를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 진출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독점교섭까지 갔지만 합의하지 못했고, 양현종은 포스팅 금액이 낮게 나와 협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둘 다 잠깐 돌아걸어 제자리로 왔다. 각자 팀의 에이스인 둘은 해외 진출에 실패한 ‘보상’의 의미로 6억원과 4억원 연봉으로 팀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에이스 대우를 받았다. 이제 부활을 꿈꾸는 팀을 이끄는 동시에 다시 한 번 해외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 ‘커리어’를 더 쌓아야 한다. 올시즌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광현은 30일 첫 불펜피칭을 해 김용희 감독으로부터 “준비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교적 빨리 본격적인 올시즌 구위 만들기에 돌입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있는 양현종은 29일 캐치볼을 시작했다. 12월에도 모교에서 운동을 놓지 않았던 양현종은 차분한 호흡으로 본격 피칭을 준비하고 있다.

KIA 곽정철과 한기주

■재활은 이제 끝

던질만 하면 다시 아프고, 웃을만 하면 또 울어야 했던 과거는 지우고 싶다. 곽정철(29)과 한기주(28·이상 KIA), 조정훈(30·롯데)은 오랜 재활의 터널을 나와 이제 햇빛 앞으로 나온다.

2009년 KIA 최강 계투조로 우승을 이끈 곽정철은 2011년을 마지막으로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과 함께 군 복무를 마쳤고 지난 시즌 의욕적으로 복귀를 준비했지만 스프링캠프 초반 무릎을 다쳐 또 수술받으며 복귀가 무산됐다. 3년간 지긋지긋했던 재활을 마친 곽정철은 현재 괌 재활캠프에 있다. 팀이 2월 실전 모드로 들어가면 합류할 계획이다. 그 사이 텅 빈 KIA 불펜은 곽정철의 합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기주도 팔꿈치, 어깨, 손가락까지 수술받으며 지난 2년을 완전히 쉬었다. 고졸 신인으로 10억원을 받고 입단하며 ‘밀리언달러베이비’로 불렸으나 26세이브를 거둔 2008년 이후로는 한 번도 활약하지 못했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이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출발한다. 한기주 역시 재활을 마쳐가며 괌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포크볼 투수로 이름떨치며 롯데 선발진의 축이던 조정훈은 2010년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4년 동안 팔꿈치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3년 시즌 합류를 계획했지만 다시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이 길어졌다. 복귀를 준비하는 지금, 롯데는 큰 위기 속에 마운드 주인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에이스로서 옛모습을 되찾고픈 조정훈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땀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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