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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교수 성추행 피해학생들 생생 증언 “너무 더러워 맨발로 도망쳤다”

6일 제자들을 상습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석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 대한 공판이 열린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는 성추행 피해 학생들의 생생한 증언이 공개됐다.

검찰의 수사 기록으로 공개된 이들의 증언을 통해 강석진 교수의 범행은 일정한 방식으로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을 빌미로 여학생들을 강남의 식당으로 불러내고는 술을 먹이고 추행한 것이다. 추행을 한 다음 날에는 여학생에게 연락해 “혹시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느냐”는 말로 무마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연락을 하며 치근댔다.

피해자 ㄱ씨의 경우 강석진 교수로부터 추행 받고 나서 연락을 끊었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또다시 당했다고 털어놨다. ㄱ씨는 상담을 받으려고 강남에 있는 식당에서 강석진 교수와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강제로 입술에 키스를 당하는 추행을 겪었다. 강석진 교수는 ㄱ씨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지기까지 했다.

범행 이후 강석진 교수는 ㄱ씨에게 계속 연락을 했고, 참다못한 ㄱ씨가 “사모님한테 얘기한다”고 하니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3년 뒤 ㄱ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에 강석진 교수에게 먼저 연락을 하며 마음을 열었지만 다시 만난 강석진 교수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ㄱ씨는 또 다시 키스를 당하는 피해를 보고 사실상 자신의 진로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ㄱ씨는 “강석진 교수가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갔다”며 “다시 만난 것이 재앙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ㄴ씨는 강석진 교수가 저녁자리로 불러내 원치 않았지만 옆에 앉게 됐다. 강석진 교수는 동석한 사람이 있었는데도 취한 척하며 다른 사람 몰래 ㄴ씨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는 등의 추행을 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강석진 교수는 ㄴ씨에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등의 문자를 계속 보내왔다.

피해자 ㄷ씨는 강석진 교수의 식사자리에 불려 나가 성추행을 당하고 나서 ‘패닉’ 상태로 도망치듯 귀가했다고 한다. ㄷ씨는 “너무 더러운 마음에 지하철로 도망갔다. 맨발로 요금도 내지 않고 겨우 도망쳤다”고 말했다.

강석진 교수는 피해자들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나는 와이프가 1순위인데 너는 0순위다”라며 애인 사이에서나 하는 말을 하거나 “남자친구랑은 마주 보고 앉는 게 아니다”며 피해자를 옆에 앉게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피해자는 “강석진 교수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어 떨어져 앉았는데 계속 옆으로 옮겨와서 (그를 피하느라) 결국 식탁 끝 기둥까지 밀려나기도 했고 강석진 교수가 자기 부부 사진을 보여주며 안는 것처럼 몸을 밀착시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 남학생이 ‘각 학년당 피해자는 한두 명씩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강석진 교수가 지도교수로 지낸 동아리에는 강석진 교수에 대한 대응수칙까지 만들어져 전해 내려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강석진 교수는 수사를 받을 때 자신의 ‘돌·바람·여자’라는 제목의 싸이월드에서 ‘누구에게 잘 해주든지 어차피 배신당하는데 예쁜 여자한테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는 글을 썼다”며 “이를 보면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석진 교수는 싸이월드 글에서 자신을 ‘한량’이라고 지칭하면서 ‘절대 쓸데없는 여자들과 놀지 말 것’이라고 써 놓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석진 교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3월18일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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