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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유대회소식> 그라나다 점령한 한국 쇼트트랙, 금5개 세계최강 확인

한국 쇼트트랙은 강했다.

스페인 그라나다 FS & ST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동계유니버시아드 쇼트트랙 마지막 날인 13일(현지시간) 한국은 여자 1000m에서 김아랑(20·한체대), 이은별(24·전북도청), 손하경(20·한체대)이 각각 금, 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기 게양대에는 태극기만 올라갔다.

남자 1000m에서도 박세영(22·단국대), 서이라(23·한체대)가 각각 금, 은메달을 획득하였다. 한국선수단에 환호하는 스페인 관중들과 스페인어로 축하한다는 ‘펠리시다테스(Felicidades)’를 외쳐주었다. 대회 마지막 날 그라나다 쇼트트랙 경기장은 대한민국의 영토가 되었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13일(현지시간) 열린 2015 동계유니버시아드 여자 1000m에서 김아랑이 선두로 나서 이은별, 손하경과 달리고 있다. /한국선수단 제공

쇼트트랙은 첫날인 11일부터 1500m에서 남녀 모두 금, 은메달을 획득했고(남자 1500m 금메달 박세영 , 은메달 한승수, 여자 1500m 금메달 김아랑, 은메달 이은별) 12일에도 남자 500m에서 서이라와 한승수가 각각 금·은메달, 여자 500m에서 손하경(한체대)이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대회 3일 동안 한국 대표팀은 모두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쇼트트랙에서 모두 5개의 금메달과 6개의 은메달, 1개의 동메달을 획득하여 세계최강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곳 대회 소식지는 물론 각종 미디어에서도 한국 쇼트트랙이 경기장을 점령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시상대를 점령한 태극기. /한국선수단 제공

대회 2관왕을 차지한 미녀 스케이터 김아랑은 “금메달 2개를 획득한 것은 기쁘지만 3000m 릴레이에서 중국에게 석패한 것이 아쉽다. 내가 3관왕을 못해서 아쉬운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금메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기쁨보다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아랑은 “오랜 대회 일정 때문에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고, 친구들과 함께 떡볶기가 먹고 싶다”며 대회를 끝낸 후련함을 이야기했다. 남자부 2관왕 박세영도 “남자 릴레이에서 입상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고, 코치 선생님들의 지도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은 시즌이 되었다”고 말했다.

대회 마스코트와 함께 포즈를 취한 이은별, 김아랑, 손하경(왼쪽부터) /한국선수단 제공

쇼트트랙 선수단의 큰형으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한승수(24·고양시청)는 이번 그라나다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 다른 나라 선수보다 많은 훈련량, 확실한 목표의식 등 3가지를 꼽았다.

평창올림픽을 불과 3년여 남은 시점에서 우리 선수단의 경기력에 대해 조항민감독은 조심스럽게 “대한민국의 쇼트트랙은 2010 밴쿠버 이후 세대교체를 시작하였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실력과 풍부한 국제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있기에 평창에서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한 좋은 결과는 선수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열정과 연맹의 적극적인 지원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코치로 이번 대회를 이끈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는 “대한민국이 평창에서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국인 중국, 러시아와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트레이너, 의료진, 보조코치 등이 시급히 보강돼야 하며 이러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만 대한민국의 쇼트트랙은 세계정상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2015 그라나다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을 이끈 남상남 단장(한국체육학회장)이 손하경을 격려하고 있다. /한국선수단 제공

쇼트트랙의 좋은 성적을 위해서 모두들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미디어나 팬들이 관심을 갖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좋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그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과장 보도나 루머로 인한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인신공격은 모든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힘든 훈련과정을 이겨내고 타국에서 열린 대회의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시상대를 온통 수놓은 태극기를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참으로 벅찬 감격을 느꼈다.

그리고 정치,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는 대한민국에게 이렇게 응원하고 싶다. “더도 덜도 말고 한국스포츠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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