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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강 약익약’ 내년 시즌 여자농구 전력 평준화는 가능할까?

올해도 똑같았다. 2014~2015 여자프로농구(WKBL)는 기존 강팀인 춘천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 청주 국민은행의 플레이오프 진출로 끝났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올 시즌은 스타트 총성과 함께 우리은행이 무서운 연승행진으로 단숨에 앞으로 치고 나가는 등 일찌감치 우승팀이 정해졌다. 시즌이 후반으로 들어갈 무렵 국민은행이 살아나면서 잠시 2~3위 판도가 바뀌는 듯 했지만, 결국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강팀이 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반대로 약팀이 약한 데도 다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상위권의 지각 변동은 없었지만, 부천 하나외환과 구리 KDB생명이 주축을 이룬 하위권도 변동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전통의 명가’ 용인 삼성도 조금씩 쇠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선수들이 지난 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4쿼터 역전을 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춘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처음으로 통합리그로 운영이 된 2007~2008시즌 이후 WKBL의 정규시즌 우승팀은 항상 신한은행 아니면 우리은행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팀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두 팀 뿐이었다.

배구의 삼성화재가 그렇듯 어느 한 팀이 너무 독주를 하면 으레 재미없다는 얘기가 나오게 마련이다. 과거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초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도 이 소리를 지겹게 들었다. 우리은행이 올해 통합 3연패에 성공하게 된다면 이런 얘기들이 어쩔 수 없이 조금씩은 흘러나올 것이다.

하지만 잘하는 팀들이 일부러 못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리그 평준화를 위해서는 하위권에 있는 하나외환과 KDB생명이 어느 정도는 올라와줘야 하는데, 과연 언제 올라올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 두 팀의 최근 몇 년간은 너무 좋지 않았다.

투자와 노력은 남부럽지 않게 했다. 하지만 팀을 리빌딩한다고 하면서, 그 방향성이 확실했는지 궁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리그 평준화도 좋지만, 뭘하든 확실하게 하는 것이 지금 이 두 팀에게는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서 두 팀 모두 멤버는 좋다.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에 따라 성적도 기대할 수 있는 팀들이다”라고 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전력이 약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 시점에서 WKBL 리그의 평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들이 많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하나외환과 KDB생명은 다음 시즌에도 ‘리빌딩’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나마 하나외환은 신지현이라는 미래의 기둥을 발견했고, KDB생명도 팀의 지주였던 신정자를 트레이드하는 등 의지를 확실하게 보였다는 것이 희망이라는 평가다. 팬들이 내년 시즌 이 두 팀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이 ‘확실함’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팬들은 내년 시즌에는 ‘강익강 약익약’의 구도가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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