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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돌아온 장수그룹 신화, “6으로 시작해 6으로 끝났으면…”

1998년 1집을 내고 데뷔한 그룹 신화는 올해로 데뷔 17년을 맞았다. .

그사이 멤버 수가 줄거나, 팀이 심각한 불화를 겪은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그 흔한 멤버 교체 역시 없었다.

국내 가요계에서 원년 멤버 그대로 17년간 한결같은 모양새로 팀을 꾸려온 그룹으로는 ‘신화’가 유일하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는 별명을 지닌 신화가 컴백한다. 26일 12집을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에 돌입한다. 이들은 활동을 하면 할 수록 국내에 없던 아이돌 기록을 새롭게 써내려가는 기록 경신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 청양의 해, 그리고 앤디의 사과
23일 오후 앨범 발매에 앞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던 신화는 여러 준비 과정으로 지친 기색이 많았다. 멤버 이민우는 최근 전개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녹화 활동으로 감기 몸살이 심하게 났다. 김동완은 손가락을 다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멤버 이민우는 피로한 얼굴빛에도 불구하고 “올해 을미년, 양띠 해인데 우리 팀원 6명 중 4명이 양띠”라면서 새 앨범 활동에 크고 작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룹 멤버 중 에릭과 이민우, 신혜성과 김동완이 1979년생 양띠다. 전진은 1980년, 앤디는 1981년생이다.

인터뷰에 들어서기 전 막내 멤버 앤디는 사과의 시간을 자청했다. 이수근, 탁재훈, 붐 등과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는 “큰 실수를 해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앤디는 “그 사이 많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1년4개월간의 자숙해온 앤디는 이번 신화 앨범을 계기로 대외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 위(WE)
신화의 이번 신보는 지난 2013년 큰 인기를 누렸던 정규 11집 <더 클래식>을 선보인지 1년 9개월만에 나오는 것이다.

멤버 전진은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면서 “더욱 좋은 음반을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에, 출발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 각자 개별활동을 벌여온 신화는 일정 기간을 팀 활동기로 정해놓고 각자의 일정을 조율한다. 올해 상반기는 개인의 일을 제쳐두고 팀 활동에 매진한다. 앨범 활동 이후 3월21~22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도 돌입할 예정이기도 하다.

신화가 뭉쳐 만든 12집 신보는 <위>(WE)라는 제목을 지니고 있다. 에릭은 “멤버, 그리고 팬과 함께 하는 만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앨범이어서 이 같은 제목이 나오게 됐다”고 부연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표적’을 비롯해 R&B발라드곡 ‘화이트 셔츠’, 신스팝 장르의 ‘네버 기브 업’ 등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표적’은 10집과 11집의 타이틀곡을 맡아 썼던 영국 출신의 작곡가 앤드루 잭슨 등이 공동 작곡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셔플 리듬을 토대로 한 강렬한 분위기의 댄스곡이다.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을 맡은 것은 멤버 이민우다. 멤버 김동완은 “(이민우는) 우리가 녹음하기 전 모든 트랙의 가이드(노래의 대충을 파악하기 위해 미리 녹음하는 것)를 직접 다 만들어놓고 있었다”면서 “애를 정말 많이 썼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비용을 따로 지불하지 않았다던 김동완은 “가이드 비용만큼은 따로 책정해 드리겠다”고 농을 쳤다.

▲ 춤, 언제까지 출까요?
지난 17년간 한 차례를 빼고서 이들은 모두 댄스 장르를 타이틀곡으로 제시해왔다. 언제까지 댄스를 타이틀곡으로 내놓을까.

이에 대해 전진은 “할 수만 있다면 50살 까지 할 수 있다”며, 김동완은 “팬이 있다면 디너쇼에서도 춤을 출 수 있다. 밥먹을 힘만 있어도 춤은 출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하며 웃었다.

“데뷔부터 우리는 댄스 팀을 목표로 모였고, 그렇게 팬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결국 댄스 타이틀곡으로 내미는 것은 어쩌면 신화의 가치이자, 자존심, 그리고 최소한의 성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에릭)

에릭은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발표할 때가 있다면 그건 진짜 댄스를 못할 나이가 됐기 때문 일 것”이라며 “우리 역시 너무 섭섭한 순간일 터이니 체력 이야기로 너무 몰아세우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직 체력은 건실하다. 김동완은 “전진은 원래부터 대단했고, 저를 포함한 대부분이 여전히 괜찮다”고 말했다. 또 “최근 <런닝맨> 촬영장에서 민우가 황소처럼 다니는 걸 보고 ‘체력에서는 문제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 장수 아이돌
아직 팀원 중 결혼을 한 멤버는 나오지 않고 있다. GOD, SES 등 비슷한 시기 활약한 팀은 물론,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등 후배 그룹들 중에서도 결혼한 멤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동완은 “멤버 대부분이 경쟁심이 많은 편인데 이상하게 결혼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지난 17년간 달라진 것이 너무 많다.

김동완은 “신화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팀”이라면서 “1집이 테이프로 나왔고, 이후 CD, MP3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진은 “이런 특수성이 우리를 더욱 유연하게 하는 것 같고, 양쪽의 감수성을 모두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진다. 이민우는 “이제 형제 이상의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멤버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저는 누구인지 다 알아요. 문을 닫는 강도만 봐도, 기침 소리만 들어도 그걸 알지요.”(에릭)

신혜성 역시 “힘든 일이 있는지, 피곤한 날인지 그날의 심리상태 정도는 쉽게 아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화장실에서 나는 소리만 들어도 나는 안다”고 곁들였던 전진은 “(우리 신화는) 6명으로 시작해 6명으로 끝났으면 한다”고 변함없는 활동을 다짐했다. 그는 “신화가 있었기에 내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신화 멤버들은 많은 후배 가수들이 ‘신화’를 롤모델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기쁨과 경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동완은 “우리처럼 오래 안가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고 착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일부러 좋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허지웅씨가 SNS에 ‘최대한 너덜너덜해져야 관계설정이 오래간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룹의 운명 역시 ‘장수’가 아니라 얼마나 잘, 편안하게 가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완
신혜성
전진
에릭
앤디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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