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가수인듯 가수아닌 가수같은 ‘배우들’...대학로 흥행 코드 액터 뮤지션 뮤지컬 열기 뜨겁다

배우들이 연기·노래·춤 뿐만 아니라 악기연주까지 직접 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개막한 액터 뮤지션 뮤지컬 <원스>는 오케스트라 없이 배우들이 기타, 바이올린, 첼로, 아코디언, 만돌린, 우크렐레 등 16개의 악기를 배우들이 직접 연주한다. <원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액터 뮤지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대학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학로 대표적인 액터 뮤지션 뮤지컬 <오디션>에 이어 <곤, 더 버스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은 창작뮤지컬로 록밴드의 현란한 음악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액터 뮤지션 뮤지컬 1호로 2007년 초연된 <오디션>은 록밴드 ‘복스팝’ 멤버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복스팝’의 메인 보컬이었던 병태는 무대공포증 때문에 오디션을 망친 기억이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놓지 않는다. 멤버들에게 갑자기 닥친 불행에도 병태와 선아는 꿈을 향해 오디션 무대에 선다. 초연 당시 배우들이 직접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을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화제가 됐다.

사진 뮤지컬 <오디션>

<오디션>은 심장소리와 같은 드럼사운드와 귀를 찢는 듯한 일렉트로닉 기타소리가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극이 끝난 후 앵콜 무대는 클래식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무대가 된다. 록밴드가 주인공인 작품답게 관객들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박수치고 몸을 흔들며 극장을 빠져나온다.

록밴드 ‘복스팝’의 메인보컬 병태 역에는 김찬호 배우와 2AM 이창민이 더블캐스팅 돼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병태의 친구이며 베이스를 담당하는 준철 역에는 유환웅, 말수가 없지만 의리로 똘똘 뭉친 기타리스트 찬희 역에는 장예찬·이화용이, 철없어 보이지만 밝고 명랑한 드러머 다복 역은 이태구·최종선이, 그의 여동생 초롱은 황서현·김태령이 맡았다.

<오디션>을 연출한 박용전 연출은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등장인물들의 뮤지션으로서의 정서를 표현하기 어려울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관객들에게 납득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연주실력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이 음악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주실력을 뽐내려는 작품이 아니지만 분명히 연주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의 공연은 열기가 현저히 떨어진다”라며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실력이 흥행요소임을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작품에 선정된 <곤, 더 버스커>는 자신이 만든 음악을 자유롭게 연주하며 살고 싶은 버스커 최곤이 거리에서 쌍둥이 남매 원석과 니나와 만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쌍둥이 남매는 어린시절 헤어진 엄마를 찾기위해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길 원하지만 최곤은 과거 아픈 기억 때문에 주저한다. 결국 니나를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최곤과 쌍둥이 남매는 방송국이 남매를 이용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고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쇼비즈에 영혼까지 파는 눈 먼 꼭두각시 인형으로 살지 않겠다’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획일적 상업주의에 반기를 든다.

사진 뮤지컬 <곤, 더 버스커>

<곤, 더 버스커>는 실제 버스커들의 음악을 무대에 옮겨놓는 듯한 연주실력을 보인다. 최곤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비트박스, 탭댄스, 록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실감나는 연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연기와 악기연주를 동시에 해야하는 최곤 역에는 밴드 몽니와 브릭에서 각각 보컬을 맡고 있는 김신의와 허규가 맡았다.

라이브무대인 뮤지컬은 대역을 쓰기 쉽지 않다. 노래를 부르며 연기하고 악기 연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액터 뮤지션은 한정돼 있다. 며칠 만에 끝나는 콘서트와 달리 길게는 서너 달 동안 공연을 펼치는 뮤지컬 무대에서 액터 뮤지션은 보석 같은 배우다. 배우에게는 악기 연주를 가르치고, 뮤지션들에게는 연기를 가르치며 액터 뮤지션 뮤지컬은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