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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신하균, 불혹에도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 빛나...세밀하고 촘촘한 근육 덕후도 놀라

배우 신하균(41)은 촬영이 없을 때는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종이접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그가 ‘신경질적인 근육’으로 ‘덕후’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제작 화인웍스)에서 이방원에 맞서는 김민재 장군 역을 맡은 신하균의 근육은 세밀하고 촘촘했다. 전장을 누빈 장군의 몸을 만들어 달라는 감독의 주문에 촬영이 시작되기 2개월 전부터 친구와 술을 끊었다. 체지방률은 보디빌더 수준인 3%까지 내려갔다.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몸을 만들었다. 그의 몸은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다. 과도하게 만들어진 근육때문에 다시 ‘근육을 깎는 고통’까지 감수했다. 영화 <역린>의 현빈의 ‘화난 등근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지금은 인간적인 몸으로 돌아온 그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넓은 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큰 테이블 앞에 앉아있던 그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첫인상은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웃음을 간직한 사내였다. 살점이 이리저리 튀기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김민재 장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기운이 느껴졌다. 짙은 갈색눈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강인한 장군의 모습과 동심이 공존하고 있는 눈이었다.

배우 신하균이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있다.이선명인턴기자57km@kyunghyang.com

평소 정적인 취미 생활을 즐기는 그는 “촬영을 시작하면 에너지가 넘친다. 연기 할 때와 생활은 전혀 다르다”며 “(촬영이 없는 날에는)키우고 있는 고양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냥이 아빠’로 불릴 만큼 고양이를 돌보는데 지극정성이다.

그는 늘 새로운 것에 갈증을 느낀다. 작품을 고를 때는 해보지 않은 장르가 중요한 기준이다. <순수의 시대>는 사극이라는 장르뿐만 아니라 승마, 검술 등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사극이라서 그런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연기적으로는 주변에 센 캐릭터가 많았다. (김민재가)표현을 가장 안하는 인물이어서 끝까지 캐릭터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액션신, 정사신 등 몸으로 보여주는 또다른 언어가 있어서 재밌게 찍었다. 3개월 동안 승마와 검술을 배우면서 힘들었다. 촬영할 때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 액션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베드신이 처음은 아니었으나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역을 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 <순수의 시대> 시나리오의 큰 줄기는 김민재와 가희(강한나)의 사랑이야기였다. 후반 편집을 하면서 가희와의 스토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쉬움을 드러냈다.

“(가희와)처음 만나는 다른 장면이 있었다. 기생이지만 가희가 가진 매력을 알고 유심히 쳐다보는 장면, 엄마와 겹쳐지는 이미지 등 따뜻한 모습이 쌓이고 쌓여서 사랑에 빠진다. 그런 모습이 편집됐다.”

김민재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는 불같은 사랑에 대한 갈망은 불혹을 넘기면서 사라졌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더이상 주위에서 결혼 언제하느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상대를 만날 때 많이 생각하고 만나지는 않는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18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여전히 새로움을 갈구하는 그는 “영화는 내 인생을 바꾼 매체다.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누군가에게 두 시간 동안 행복을 느끼게 했다면 가치있는 일이다. 단 한편이라도 그런 작품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순수의 시대>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와 사극이 보여줄 수 있는 볼거리가 매력적이라고 말한 그의 매력은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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