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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선수 눈치를 잘 봐야 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프로배구 출범 이전 포함 19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완성시켰다. 삼성화재는 3일 대한항공전을 3-0으로 이기면서 2014~2015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매년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지만 신 감독은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라고 했다. 박철우가 시즌 초반 군에 입대했고, 빈 자리를 채울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신 감독은 “곧 최귀엽(라이트)이 군에서 제대하고, 다음 시즌이 끝나면 박철우도 돌아오니 이번 시즌이 정말 제일 힘들었던 시즌”이라고 강조했다.

남자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레오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승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인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최근 수년간 ‘봄 배구’ 파트너였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모두 탈락하면서 주인공들이 바뀌었지만 삼성화재는 살아남았다.

봄 배구 생존의 비결은 절제와 희생, 그리고 버티기였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잘 참아주고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해줬다”고 했다. 감독의 역할은 선수들이 제 자리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신 감독은 “사실 내가 표정도 없고 무서워 보이지만 선수들 눈치 엄청 본다”며 웃었다.

삼성화재의 우승 비결은 어쩌면 그 ‘눈치’에 달렸다. 신 감독은 “전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전술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했다. 전술이 돋보이기 시작하면 승리의 공이 전술을 세운 감독에게 돌아간다. 신 감독은 “이기면 선수들에게 공이 가야 하고, 지면 감독에게 탓이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멍석을 잘 까는 일이 감독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챔프전 상대는 OK저축은행 또는 한국전력 둘 중 하나다. 김세진 감독과 신영철 감독 모두 신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우열은 물론 유불리를 가리기도 어렵다.

신 감독은 “두 팀이 3경기 모두 5세트까지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목표는 프로 출범 이후 8년 연속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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