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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유럽 경험 지도자로 펼치겠다”

“유럽에서 익힌 축구와 경험을 펼치고 싶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스타 설기현(36)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아쉬움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설렘이 함께 뒤섞여 있었다.

설기현. 스포츠경향DB

설기현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예상치 못한 은퇴를 결정하면서 당황스러운 면이 있지만 준비를 해왔고 항상 지도자를 꿈꿔왔다”고 밝혔다. 설기현은 3일 전격 은퇴를 발표하고 성균관대 축구부 감독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로얄 앤트워프(벨기에)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잉글랜드(울버햄턴·레딩·풀럼)와 사우디아라비아(알 힐랄)를 거쳐 K리그까지 15년 간의 현역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국가대표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A매치 통산 83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도자를 꿈꾸며 어느 시점에서 은퇴를 할지 고민해왔다. 유럽에서 익힌 축구와 배움을 펼치고 싶었고, 감독으로 지도자를 시작하고 싶은 상황에서 제의를 받아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설기현은 “나만의 축구 철학이 준비되어 있고 검증을 받기 위해서는 (코치가 아닌)감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처음부터 할 수 있는 팀으로는 대학이 좋을 것 같았고 마침 성균관대에서 기회를 주셔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하게 돼 당황한 가운데서도 제 결정을 존중해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신 인천 김도훈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선수로서 할 만큼 했고 체력적인 한계도 느꼈다”며 “은퇴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떨어졌을 때 하는 것이 맞는다고 평소 생각해왔는데 어떻게 보면 그런 시점이 요즘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설기현은 “지금은 처음 유럽에 갔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다. 지도자의 길도 선수 이상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이 있다고 느낀다. 지금 대학 지도자로 시작하지만 목표는 그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 유럽에 나가기도 어렵겠지만 해외로 진출해서 거기서 또 좋은 팀과 대표팀을 맡고 싶은 큰 꿈이 있다”며 “계속 노력해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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