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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시선] 1731일 공백 깬 조정훈 "현재 내 상태는 70~80%"

롯데 조정훈(30)이 복귀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조정훈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2이닝 1안타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32개로 직구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다.

1군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0년 6월 13일 사직 한화전 이후 1731일만이다. 약 5년만의 공백을 깨고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실점 없이 복귀전을 무사히 치렀다.

롯데 조정훈. 스포츠경향DB

5-1로 앞선 5회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첫 타자 박계현을 상대로 볼 2개를 연달아 내줬지만 6번째 공에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첫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조동화를 공 3개로 1루 땅볼로 처리한 조정훈은 이명기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김강민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팀의 추가득점으로 6-1로 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최정을 상대로 공 5개로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이어 브라운에게서는 공 3개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빼앗았다. 후속타자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조정훈은 7회부터는 마운드를 심규범에게 내줬다.

당초 롯데 이종운 감독이 계획했던 대로 조정훈은 2이닝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첫 단추를 잘 뀄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조정훈을 개막 엔트리에 넣을 것”이라며 “시범경기가 끝날 때 쯤에는 5이닝 정도 소화하게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09년 다승왕(14승) 출신 조정훈은 2010년 이후 두 차례 우측 팔꿈치 수술과 재활, 군 복무 등으로 오랜 시간 동안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복귀 준비를 단계별로 밟은 조정훈은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두 차례 청백전에 등판했다. 첫 청백전에서 1이닝 무실점, 두번째 청백전에서는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조정훈은 앞으로도 시범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하면서 페이스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페이스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4~5선발감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다.

경기 후 조정훈은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긴장을 많이 했다. 던지면서 생각보다 빨리 몸이 풀렸다”며 “함성 소리를 들으며 올라왔는데 (안타를) 맞으면 부끄러울 것 같았다. 안 맞으려고 하다보니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다. 2이닝부터는 가볍게 던졌다”고 했다.

조정훈의 전매특허인 포크볼은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하다. 조정훈은 “포크볼은 별로 좋지 않았다. 아직 베스트 상태에서 던져보지 않아서 감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70~80%로 표현한 조정훈은 “다음 등판에서는 스피드를 올리기보다는 변화구 제구력을 가다듬고 싶다. 이번에는 좀 들쑥날쑥했는데 변화구 컨트롤을 가다듬고 감각을 계속 익혀야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롯데 이종운 감독

조정훈은 오랜만에 등판해서 2이닝을 아주 잘 소화해줘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 좋다. 처음에는 힘이 들어간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던지면서 금세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다. 많은 이들이 기다린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동료들도 조정훈의 복귀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더그아웃에서 특별한 파이팅을 보내줬다.

■롯데 염종석 투수코치

아직까지는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바라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럼에도 경기에서 투구 내용과 스피드 등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작년 가을 마무리 훈련 때부터 스프링캠프까지 투구수를 조절하면서 남들보다는 더 많은 연습량을 가졌는데 잘 이겨내줘서 코치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수술 때문에 예전같은 포크볼의 위력이 나올 순 없지만 예전의 80%만 돼줘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잘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지금처럼 컨디션을 유지해주면 시즌 개막전 선발은 어렵겠지만 분명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롯데 포수 장성우

관중 함성 소리에 처음에는 긴장한 것 같았다. 그래서 힘이 들어갔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사인을 내는 대로 공도 잘 들어왔다.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

공백기를 거쳤어도 조정훈은 조정훈이다. 공 던지는 감각을 봤을 때 2009년 다승왕 올릴 시절과 비교했을 때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첫 이닝(5회)에는 긴장한 것 같았지만 두번째 이닝(6회)에는 그때의 느낌이 왔다. 다만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는지가 관건이 될 듯 하다.

■SK 이명기

힘이 느껴졌다. 던질 때 타점이 높아서 공략이 쉽지 않았다. 포크볼의 각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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