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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별곡] 쇄국 푼 포항, 수원에 복수혈전 산뜻한 출발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두 외국인 선수 모리츠·라자르가 뛰었다. 3년 만에 포항에 등장한 외국인 선수는 분명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올시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포항이 지난해 아픔을 안긴 수원 삼성에 설욕의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포항은 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수원과의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27분 미드필더 손준호가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어 1-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수원에 패하면서 4위로 밀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놓친 포항은 수원전 3연패 사슬도 끊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외국인 선수 모리츠(왼쪽)와 라자르가 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전 킥오프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첫선 보인 외국인 선수 가능성 보여

포항은 올시즌 모리츠·라자르·티아고 등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지난 2년간 국내 선수만 기용하는 토종 축구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시즌 막판 뒷심이 달려 순위가 떨졌던 아픔도 있다.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동계 훈련 기간 손발을 맞춰온 포항 황선홍 감독은 이날 모리츠와 라자르를 ‘베스트11’으로 기용했다. 한때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과 볼턴에서 한솥밥을 먹은 모리츠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라자르는 전방에 배치돼 부지런히 공격지역을 누볐다. 모리츠는 폭넓은 활동 반경과 여유있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최전방부터 미드필더 아래 지역까지 공격쪽 전지역을 누비며 공격을 주도했다. 라자르는 주로 전방에서 문전 플레이에 집중했다. 모리츠는 유연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킥을 자랑하며 여러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라자르는 전반 16분 날카로운 헤딩슛을 시도하는 등 공격 지역에서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들은 비록 골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국내 선수들과 조직적인 움직임에도 신경쓰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둘 다 첫경기치고 나쁘지 않았다”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팀에 여러모로 도움을 줬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봤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황새가 찍은 손준호 레벨 업

치열하게 치고 받던 경기의 흐름은 전반 추가 시간 수원 오범석이 잇달아 경고 2장을 받고 퇴장당하면서 포항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지난 4일 ACL 중국 원정에서 한 명이 퇴장당해 체력적 부담이 큰 수원은 후반 들어 체력적인 열세에 시달렸다.

포항 미드필더 손준호가 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수원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10분 라자르와 이광혁을 빼고 김승대, 고무열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주면서 더욱 거세게 몰아부쳤다. 후반 27분 결승골이 나왔다. 손준호가 페널티아크 오른쪽으로 흐른 볼을 받아 한번 치고 강력하게 날린 오른발 슛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워낙 강하게 날아간 볼이 골문 구석에 꽂혀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 손을 쓸 겨를이 없었다.

손준호는 동계 훈련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황선홍 감독이 일찌감치 올 시즌 최고의 기대주로 꼽았다. 이날 수원전에서도 부지런히 중원을 누비며 과감한 슈팅과 센스있는 패스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결승골까지 넣었으니 더이상 좋을 수 없었다. 손준호는 지난 시즌 포항을 떠난 이명주(알 아인)의 대체자로, 올시즌 포항의 중원을 지휘할 키플레이어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은 후반 36분 중앙 수비수 김원일이 퇴장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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