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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임대료…‘대학로극장’ 28년만에 폐관 위기

한국 연극문화의 산실인 대학로의 역사와 함께 해온 소극장 ‘대학로극장’이 28년 만에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소극장을 찾는 관객은 줄어 운영은 어려워지는 반면 임대료는 치솟고 있어 임대료를 올려주지 않으면 이달 말까지 극장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정재진 대학로극장 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연극만 바라보고 살아온 연극인들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라며 “지금과 같은 현실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모든 민간 극장이 도미노처럼 죽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150석 규모의 ‘대학로극장’은 동숭동이 본격적인 소극장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한 1987년 개관해 28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현재 대학로 소극장 가운데 샘터파랑새극장(1984년 개관), 연우소극장(1987년)에 이어 세번째로 오래됐다.

1987년 개관해 28년간 자리를 지켜온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대학로극장’이 28년 만에 임대료 인상으로 폐관 위기에 처했다. 11일 오후 정재진 대학로극장 대표와 연극인들이 극장 앞에서 상여를 메고 대학로를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서울시가 2004년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한 후 건물 주인만 혜택을 보는 제도를 개선하여 연극계에 실질적인 지원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창작극 활성화’와 ‘소공연장 발전’을 기치로 극단 현대극장 전용극장으로 문을 열었다. 1991년 배우인 정 대표가 대중화를 목표로 한 실험적이고 좋은 연극을 만들겠다며 극장을 인수하고 극단 대학로극장을 창단했다.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사업의 하나였던 타임캡슐에 서울을 상징하는 문물 중 하나로 이 극장과 공연에 관한 자료가 담을 만큼 대학로에서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큰 극장이다.

정 대표는 “지금의 대학로는 소극장들이 있어 가능했다”라며 “소극장들 때문에 관객과 연극인 등 많은 인파가 몰려와 상권이 형성됐고, 서울시 문화지구로도 선정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대학로도 스타 마케팅이나 돈을 많이 들인 상업화된 공연이 아니면 생존이 어렵다. 결국은 자본과의 싸움”이라며 “열악한 상황에서도 실험적인 창작 공연을 올리며 청춘을 다 바친 이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하니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건물주는 현재 월 340만 원인 임대료를 440만 원으로 100만 원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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