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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은 군데렐라?…붙박이로 간다

‘군데렐라’(군대에서 온 신데렐라)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때가 됐다.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에서 무명 신화를 쓴 골잡이 이정협(24·상주) 얘기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1)은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이정협이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할 것”이라고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이정협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다. 소속팀 상주에서도 주전을 꿰차지 못했던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발탁 이후 맹활약을 펼쳐 이름 석자를 알렸다. 아시안컵 고비마다 득점포를 쏘아 올린 그의 활약에 군데렐라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러나 이정협은 깜짝 스타를 넘어 붙박이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이번 3월 A매치 2연전(27일 우즈베키스탄·31일 뉴질랜드)은 그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존의 국가대표 골잡이 김신욱(울산)과 이동국(전북)이 발탁되지 않았고, 또 다른 골잡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발목에 통증을 호소해 그가 주전을 낙점받았다. 이정협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득점포를 쏘아 올린다면 아시안컵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

이정협에게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게 숙제다. 이정협은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났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장신이라는 이점에도 상대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하면서 후반 34분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상대적으로 느린 발이 문제가 됐다. 2개월 만에 재대결을 치르는 우즈베키스탄이 한층 젊은 팀으로 변신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수 아래인 뉴질랜드도 힘과 높이라는 측면에선 만만치 않다. 이정협이 6월부터 시작될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중용되려면 아시아 무대를 넘어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며 “이정협이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좋은 활약상을 내일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 이정협이 국내에서 치르는 첫 A매치를 특별한 날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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