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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기자회견] “시간을 되돌릴 수 있었다면…하는 생각과 함께 자책했다”

27일 오후 3시 금지약물을 복용해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박태환(26)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밝혔다.

박태환은 앞서 9월3일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로 인해 지난해 7월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를 처방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박태환은 도핑 사실 발표 후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실망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태환 기자회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태환 기자회견 YTN방송캡처

깊이 후회합니다.

제가 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너 몸에 그런 약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치했느냐’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저의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건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도핑 사실 발표 후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생겼을까 그 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과 함께 자책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부족한 선수인지 인간적으로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생각했습니다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닌 국민들의 성원으로 이 자리까지 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애써 잘될거라고 말해주시는 수영연맹과 가족들께도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제 마음과 달리 더 빨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도 사과드립니다.

어떤 비난도 받겠습니다. 자숙하겠습니다. FINA(국제수영연맹)에서는 올림픽의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훈련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한 적 없습니다. 여태까지의 모든 노력들이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하며) 약쟁이로...

보란 듯이 재기하란 말씀도 주위에서 해주십니다. 또 어떤 분들은 도핑에 걸린 선수가 쌓은 메달이 무슨 수용 있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모든 말씀을 깊이 새겨듣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가 평생 감당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로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런 실수를 저지른 제가 지금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 수영을 시작한 후 단 한번도 수영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영광스러운 순간도 있었고 가슴 아픈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수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수영 선수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수영 선수로서 누려온 모든 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란 것을 깊이 인식하고 제가 가졌던 것들의 소중한 것을 알고 감사하고 봉사하는 시간들로 채워 나가겠습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요한 순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 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사력을 다해 메달을 따냈던 동료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제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을 만들어주시고 지원해주신 인천시청 관계자들 분들께도 죄송하단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도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졌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드려 사죄 드립니다.(목례)

박태환 기자회견 YTN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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