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개막선발 ‘9대1’…프로야구 올해도 외국인선수 세상?

출발은 외국인투수 세상이다. 양현종(27·KIA)이 혼자 자존심을 지켰다.

프로야구가 28일 공식 개막전인 대구 삼성-SK전을 포함한 5경기를 통해 올시즌 문을 연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개 팀이 각 144경기를 시작하는 첫날, KIA를 제외한 모든 팀이 외국인투수를 선발로 예고했다.

대구에서는 삼성 알프레도 피가로와 SK 트래비스 밴와트가 대결하고, 잠실에서는 두산 유네스키 마야와 NC 찰리 쉬렉의 선발 대결이 펼쳐진다. 목동에서는 지난해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넥센)과 한화 미치 탈보트가 등판하고, 사직에서는 롯데 브룩스 레일리와 KT 필 어윈이 경기를 시작한다. 광주에서만 LG 헨리 소사를 맞아 KIA 에이스 양현종이 분투할 예정이다.

KIA 양현종이 28일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 5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토종 선발로 출격한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일을 꽉 채우게 됐다.

9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3년에는 개막일 4경기에서 6명의 외국인투수가 선발 등판했다. 삼성 배영수와 롯데 송승준이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늦게 개막전을 치른 NC도 외국인투수 아담을 선발로 내세워 9개 팀 중 7개 팀이 외국인선수를 개막전에 등판시켰다. 그해 프로야구는 류현진이 한화를 떠나 미국으로 가고 윤석민과 김광현이 부진한 가운데 토종 에이스가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국인투수들이 마운드를 장악했다.

지난해에는 9팀 중 5팀이 토종 선발을 개막전에 내세웠지만 올해 다시 상황이 역전됐다.

신생팀 KT를 제외한 각 팀이 외국인선수를 3명 보유·2명 출전시킬 수 있게 된 뒤 올해는 각 팀이 타자 1명을 제외한 투수들을 모두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 방어율(5.21)과 최고 타율(.289)을 기록하며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던 지난 시즌, 양현종과 김광현을 제외하면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투수가 없었다. 더구나 올해 일정이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투수들의 몫이 커져 외국인 선발 투수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여겨지고 있다.

올시즌도 각 팀 토종 선발 가운데 외국인투수와 대결에서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에이스급 투수는 사실상 양현종과 김광현 정도에 그친다. 이 가운데 김광현은 홈 개막전 등판을 위해 개막전 선발을 밴와트에게 내줬다.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투수를 팀의 에이스로 생각하면 된다. 개막전 선발 10명 중 9명이 외국인투수인 현상은 올시즌 그만큼 각 팀이 외국인 투수에 의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외국인선수의 성적에 따라 올시즌 팀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도 된다. 올시즌은 더욱 더 개막전에서 시즌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