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재중이 입대 전 마지막 공연을 펼쳤다. 눈물 대신 굳은 약속을 남긴 자리였다.
김재중은 28일 오후 7시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콘서트 ‘더 비기닝 오브 디 엔드’를 개최했다.
이날 김재중은 입대의 아쉬움을 떨쳐버리려는 듯 장난 섞인 말투로 군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이기 때문에 어떤 마음으로 임할지 모르겠지만 (팬들이)슬픈 마음으로 계시면 안 돼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드라마 <스파이> 끝나고 딱 하루 쉬었어요. 일하면서 한 달에 3일 빼고 술을 마셨던 것 같아요. 몹쓸 가수지”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낸 그는 “요즘엔 술도 천천히 즐기면서 마시지 않고 빨리 마셔요. 취해서 자려고. 잡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어쩔 수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팬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길 나누던 김재중은 이어 “잠을 자면 입대하는 꿈을 꿔요. 요즘 또 날씨도 좋잖아요. 이상하게 날씨가 좋으면 더 가슴이 아픈 거야”라고 말해 아쉬움을 더했다.
또 그는 “‘벚꽃엔딩’ 부르신 버스커버스커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지겨워 죽겠어요. 나는 그런 기분이 아닌데. 봄바람 휘날리고 싶지 않은데. 이제 봄바람을 거기(군대) 가서 맞아야 되는 거잖아요”라고 농담을 건네 폭소케 했다.
이날 김재중은 ‘마인’을 시작으로 ‘렛 더 리듬 플로우’, ‘로튼 러브’, ‘햇살 좋은 날’, ‘나우 이즈 굿’ 등 정규 1집 <WWW> 수록곡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신곡 ‘브리딩(Breathing), 굿모닝 나이트(Good morning night)를 준비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김재중은 “쉬는 한 달 동안 곡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오늘 신곡도 준비했는데 작업한 곡 중에 제일 안 좋은 곡을 골랐어요. 왜냐, 군인 되어 있을 때 나올 음원들이 더 좋아야 되니까”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재중은 군 입대 후 정규 2집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김재중은 “정규 2집을 낼 계획이에요. 아마 2집 나오기 몇 달 전에 선공개 할 것 같아요. 굉장히 효과없는 방식이긴 한데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려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군에 있는 동안 공연으로 여러분을 찾아 뵐 예정이에요. 그것도 한달 간 준비했어요”라며 입대 기간 중 팬들과의 만남을 예고했다.
한편 김재중은 콘서트 말미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슬픈 건 왜 하필이면 이렇게 좋을 때인가... 외국도 나갈 수 있고 백 퍼센트는 아니지만 방송도 나오고,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래도 즐겁게 가려고 해요. 울지 않을 거에요. 너무 울면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강인함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그동안 우리 엄청나게 큰 것들과 싸우고 버텨왔으니까. 그 강인함 잊지 말자고요 우리”라고 말하며 밝게 웃어보여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김재중은 <보스를 지켜라> OST ‘지켜줄게’를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고마워요. 너무 행복한 추억 만든 것 같아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김재중은 오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마치고 31일 현역으로 입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