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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진짜 달라졌니?” 한밭이 설렌다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오후 대전지역에는 비 예보가 있다. 강수 확률 60%로 양 또한 1~4㎜에 불과하지만, 야구팬이라면 최상의 환경을 기대하고 야구장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 겨울부터 후끈 달아올라있던 대전 지역 야구열기는 식히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날 홈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두산을 맞아 홈 개막전을 벌인다.

한화는 지난 7일 대전에서 막을 올린 시범경기부터 입장권을 유료화하고도 이틀 연속 매진 행보를 보였다. 그 흐름을 정규시즌까지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홈 개막전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한화는 6700여장의 예매티켓을 판매해 대전구장 수용인원 1만3000석의 50% 이상을 이미 채워놨다. 한화 관계자는 “홈 개막전인 것을 감안해도 예매 속도가 빠른 편이다. 평일 경기지만 무난히 매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시범경기를 만원관중 속에 치르고 있는 한화 선수들. 한화 이글스 제공

홈 개막전이라도 주중 야간경기를 만원 관중과 함께 벌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한화는 박찬호와 김태균 등 해외파 슈퍼스타들이 유턴해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2012년 홈 개막전 뒤 3년만에 홈 개막전 매진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 팬들은 지난 몇년간 ‘보살’로 통했다. 한화가 최근 6년간 최하위만 5차례하며 바닥권에 정착하는 가운데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보냈기 때문이다. 매번 패색이 짙은 가운데서도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외치는 응원가가 때때로 역설적으로 들리는 게 무리는 아니었다.

한화 팬들은 요즘 한화가 순위경쟁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 고작 2경기를 했지만 기대치를 살짝 올렸을지도 모른다.

한화는 넥센과 2경기를 치열하게 치렀다. 1차전을 12회 연장 접전 끝에 4-5로 내줬고, 2차전은 5-3으로 잡았다. 2연전 뒤 한화 야구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따른 것은 고작 2경기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 때문이었다. 한화는 넥센과 2경기에서 몇몇 선수의 신들린 타격감에 의존한 홈런포 등으로 승부를 가른 것이 아니라, 주루와 수비 그리고 계투 싸움 등 지극히 전략적인 측면에서 겨뤄 대등한 경기를 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결과적으로 1승1패라면 계획했던 대로 결과를 낸 것이지만 1차전을 적어도 무승부로 끌고 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전반적인 흐름을 두고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1차전에 상대 에이스 밴헤켄과 불펜의 조상우, 마무리 손승락 등 넥센이 내세우는 최상의 카드를 만나고도, 힘에서 밀리지 않은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화는 내친김에 홈 개막전 잔혹사도 걷어내려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홈 개막전 성적도 좋지 않았다. 류현진(LA 다저스)이 선발로 나와 승리를 따낸 2010년 이후 4년 동안 홈 개막전에서 패전했다. 2011년에는 KIA에 1-9로 대패했고, 2012년에는 두산에 0-6으로 완패했다. 또 2013년에는 KIA에 5-9로 지고, 지난해에는 삼성에 5-6으로 패했다.

한화가 넥센 다음 상대로 두산을 만나는 것도 흥미롭다. 한화는 지난해 팀방어율 6.35로 최하위였다. 타선의 힘이 최강으로 꼽히는 넥센 다음 상대로, 넥센 못지않은 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을 마주한다. 투수들 입장에서는 시즌 초반 지뢰밭을 넘어가고 있다. 한화 마운드의 ‘스무고개’ 넘기가 시작부터 큰 산을 오르며 재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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