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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뒷심이 너무 커! 입맛 다신 이미림…KIA클래식서 코리안 우승 끝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주 연속 한국 출신 선수들의 연속 우승 행진을 깬 주인공은 1977년생, 박세리와 동기인 베테랑 골퍼 크리스티 커(38)였다.

전 세계랭킹 1위이자 현 19위 크리스티 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파72·659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를 무려 9개나 잡고 보기를 2개로 막으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이미림(25·NH농협은행)이 끝까지 경합했지만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18언더파 270타로 2타 차 2위에 머물렀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 재미교포 앨리슨 리가 각각 1타 차 3, 4위를 차지했다.

선두 이미림에 3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맞은 크리스티 커는 10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급상승한 뒤 12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으나 이후 4홀 연속 버디를 낚는 괴력으로 중간합계 21언더파까지 만들며 3타 차 선두로 여유있게 앞서갔다.

크리스티 커(오른쪽)가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아들 메이슨과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칼스배드 | AFP연합뉴스

첫 두 홀에서 3타를 잃는 등 불안하게 출발한 이미림은 16번홀(파4)에서 1.2m짜리 이글 퍼트를 넣고 1타 차로 바짝 따라붙었지만, 17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 사이로 보내고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아깝게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2013년 5월 킹스밀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에 43번째 대회에서 통산 17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를 챙긴 크리스티 커는 “골프는 내게 항상 이런 감동과 기쁨의 순간을 안겨준다”면서 “지난주엔 캐디(그레그 존스턴)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둘을 위해서 꼭 의미있는 우승을 하고 싶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2013년 말 얻은 15개월 된 아들 메이슨이 18번홀 그린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엄마로서 거둔 첫 우승이란 의미도 있었다.

전날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친 박세리(38)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합계 12언더파 276타, 공동 10위에 머물며 1996년 투어 데뷔 동기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내내 언더파 행진을 하며 28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 2004년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운 29연속 언더파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가 15언더파 273타로 5위에 올랐고, 김효주와 장하나가 나란히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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