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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출장발명가 노승권의 알면 힘이 되는 생물학’ 안젤리나 졸리는 왜 난소를 절제했을까?

미국의 유명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최근 암 예방 차원에서 난소와 나팔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졸리는 2013년 2월에 양쪽 유방을 절제한 바 있습니다.

외모를 가꿔야 하는 영화배우가 암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양쪽 유방에 이어 난소와 나팔관 절제수술을 받았다니 의외입니다. 졸리로 하여금 이런 어려운 결정을 하게 만든 이유는 BRCA유전자 돌연변이라고 합니다.

BRCA유전자는 무엇이고 BRCA유전자 돌연변이는 어떻게 암을 일으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몸에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유전자 변이가 일어납니다. 햇빛에 있는 자외선을 포함해서 우리 주변 환경에는 유전자 변이 유발물질이 많습니다. 우리 몸의 자체 실수에 의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유전자 변이가 많은데도 암 발생이 드문 이유는 우리 몸에 유전자 변이를 수정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젤리나 졸리. 사진 Gettyimeges/멀티비츠

BRCA는 Breast Cancer(유방암)의 약자입니다. BRCA유전자는 위에 설명한 유전자 변이 수정 시스템(DNA Repair Process)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입니다. 따라서 BRCA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유전자 변이를 제대로 수정할 수 없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과 같습니다.

BRCA유전자 돌연변이는 많지는 않지만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고위험 BRCA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5~10배 높습니다. BRCA유전자는 BRCA1과 BRCA2 두 개가 있는데, BRCA1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더 위험합니다.

고위험 BRCA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유방암에 걸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고위험 BRCA1유전자 돌연변이 보유자는 70세 이전에 50~65%가 유방암에, 35~46%는 난소암에 걸립니다. 고위험 BRCA2 유전자 돌연변이의 경우는 70세 이전에 40~57%가 유방암으로, 13~23%는 난소암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암이 한 번 발생하면 10년 이내에 새로운 암에 걸릴 확률이 40%나 됩니다.

졸리의 경우에는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87%, 난소암 확률은 50%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졸리는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이모 등 가족의 상당수가 유방암과 난소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다고 합니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가 BRCA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BRCA유전자는 우성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만 돌연변이가 있어도 아들과 딸 공히 유전될 확률이 50%입니다. 남성도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습니다.

BRCA유전자 돌연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대장암·전립선암 등의 발병 확률도 올립니다.

졸리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대 생명공학 기술이 그녀의 선택을 도왔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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