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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IA 그리고…‘프로야구 서풍은 불까’

프로야구에 ‘서풍’은 불 것인가.

최근 몇년간 프로야구 판도는 한반도 지형도처럼 ‘동고서저’ 모양을 이뤘다.

지난해만 해도 대구를 안방으로 삼는 삼성이 통합 3연패를 이룬 가운데 창원에 터를 닦은 NC가 페넌트레이스 3위까지 치고 올라갔고, 4강의 남은 2자리를 서울 팀 넥센과 LG가 나눠가졌다.

올해도 시즌 전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스포츠경향’이 개막을 바로 앞두고 선수 50인과 해설위원 10인 등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시즌 5강 유력팀으로는 우승 후보 삼성을 비롯해 넥센과 두산, LG 등 서울 3팀이 거론되면서 SK가 가세했다.

올해는 과연 지형 변화가 일어날까.

최근 6년간 최하위만 5차례 한 대전의 한화와 최근 2년 연속 8위에 머문 광주의 KIA가 반등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올시즌 인천을 연고지로 한 SK가 삼성의 대항마로 손꼽히며 서풍에 힘을 보탤 여지를 만들고 있다.

일단 출발은 무난했다.

한화는 전국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넥센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며 주중 홈 3연전으로 넘어와있고, KIA는 LG를 맞아 싸운 광주 홈 경기에서 이틀 연속 뒷심을 보이며 파란을 예고했다.

두 팀 모두 지난해 성적이 워낙 나빴던 탓에 ‘리빌딩’에 주목하려는 시선도 있지만, 두 팀 사령탑은 리빌딩과 더불어 팀순위표를 바라보는 눈높이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개막과 함께 팀전력이 조금씩 정비되며 비로소 팀 목표 승수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KIA 김기태 감독 또한 미국에서 돌아온 간판투수 윤석민을 마무리로 투입하며 계산 가능한 경기를 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했다.

두 팀이 올시즌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릴 수 있을 지는 당장은 보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른바 주위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안치용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화와 KIA 모두 플러스 요인이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특히 한화를 두고는 “갈수록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개막 2연전 뒤 한화 선수들과 전화통화를 해보니 과거 SK 팀 분위기가 상당 부분 감지된다. 다들 ‘훈련한 게 아까워서 이기겠다’고 하는데 그때 SK 모습”이라며 “선수들이 감독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KIA에 대해서는 “KIA는 앞으로 주춤하거나 연패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또 누가 연패를 확실히 끊을 수 있는 선수가 될지 그게 관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SK에서 뛴 안 위원은 “SK는 전력적으로 올해 갖춰진 팀이다. 긴 시즌 그 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팀 전력이 고른 게 올해 야구의 특징이어서 적어도 30경기는 봐야 각팀 전력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쪽 팀들의 부흥은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한 시즌을 보내며 몇 차례 흐름 변화가 따르는 프로야구에 ‘드라마적 요소’가 더욱 더 세게 가미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한다. 과연 서풍은 제대로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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