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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 여성K댄서의 레전드… '철이와 미애'의 미애, “토토즐 위해 귀국했어요!”

‘오 오 오 오우오/ 오 오 오 오우어~’(‘너는 왜’)

1992년 가요계에 등장한 댄스 혼성 듀오 ‘철이와 미애’는 DJ 신철과 미애로 이뤄졌다. 당시 이들은 신나는 댄스곡 ‘너는 왜’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신문사 인터뷰는 20여년 만에 처음이네요. 그래서인지 좀 어색하긴 하고요.”(웃음)

1일 스포츠경향을 찾은 미애는 질문 끝마다 미소를 머금었다. 이런 저런 상황이 생경한 요즘이다.

2007년 미국으로 훌쩍 떠나 현지에서 거주해온 미애는 오는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토토즐 슈퍼 콘서트’에 출연하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국내 대표 여성 안무가로서 굵직한 자취를 남겼던 미애는 그 사이 미국 뉴욕에 머물며 댄스 스쿨 등을 운영해왔다. 1990년대 가수들이 대거 모인다는 소식에 기꺼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애의 이번 한국행은 지난 2011년 잠시 한국을 찾아 tvN <쇼쇼쇼>에 모습을 내비친 이후 4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1990년대 모여라!

“미처 모르고 있었어요. 1990년대 음악과 당시의 가수들이 이렇게 활발하게 재조명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번 방문은 가수 신철의 국제 전화 한 통에서 비롯됐다. “(MBC <무한도전> ‘토토가’를) 봤니?”라는 질문에 “모른다”고 했더니, 그것부터 보고 이야길 하자고 했단다. (당시 방송에서 정준하와 박명수, 이본은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 무대를 재현했다.)

미애는 “뜻밖의 영상을 눈물을 흘리면서 봐야했다”면서 “지금의 유행이 신기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 음악을 너무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 그 시대의 가수들과 팬이 그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철이와 미애는 이번 ‘토토즐 슈퍼콘서트’ 무대를 위해 깜짝 재결성된다. 두 사람은 1993년 발표된 철이와 미애 2집 이후 22년 간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이번 무대에서 맘껏 불사를 예정이다.

미애는 “5만석 규모로 준비되는 이번 행사의 첫 오프닝 무대를 책임지기로 했다”면서 “당시 내로라했던 가수들과 팬을 다시 만날 생각에 무척 들떠 있다”고 말했다. 토토즐 슈퍼 콘서트 에는 당시 함께 활동했던 DJ DOC, 터보, 지누션, 이정현, 조성모, 김건모, 박미경, 영턱스클럽, 룰라, 김현정, 알이에프, 구피 등의 선후배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여성 K댄서를 대표하다!

미애는 국내 1세대 여성 댄서로 꼽히는 인물로 유명하다. 1990년대 댄스 문화의 산실이었던 서울 이태원 ‘문나이트’에서 홍일점으로 통한 일화는 널리 회자된다.

당시 그곳에서 미애와 함게 춤을 췄던 이들이 바로 지금의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와 이주노(서태지와 아이들), 구준엽과 강원래(클론), 현진영, 박철우(알이에프) 등이다. 모두 1990년대 문화를 주도했던 이들이다.

미애는 신철에게 발탁돼 철이와 미애로 활동했고, 이어 1995년 힙합 1세대 ‘허니패밀리’의 전신인 ‘허니’의 일원으로 무대를 오가며 화려한 실력을 과시한 뒤 홀연 가요계를 떠났다.

“가수를 그만 둔 것에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때로 돌아갔으면 가수의 길은 걷지 않았을 것입니다.”

영락없는 춤꾼이다. 가수를 관둔 1996년부터 그는 유명 안무팀 ‘스위치’의 단장으로 활동했다. 김현정, 엄정화, 클론, DJ DOC 의 안무를 책임졌다. DJ DOC의 ‘런투유’ 안무가 미애의 대표 작품이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그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안무를 책임지던 제1호 YG 안무 선생이었다. 렉시, 원타임, 스위티 등의 안무를 도왔다. 가수 세븐을 YG에 소개해준 인물 역시 미애다.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가희도 미애가 운용하던 여성 안무팀의 일원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춤을 춘 지 정말 오래 됐네요.”

6세 때 시작한 한국 무용을 고교까지 전공했던 그는 MBC 무용단에 들어가면서 재능을 이어갔다. 그는 “SM에서 작곡가로 유명한 유영진씨 역시 MBC 무용단 제 후배이기도 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아직 꿈꾸다

그의 도미는 지인들에게 만큼은 갑작스럽지가 않다. 그가 늘 미국에서 안무와 관련해 공부를 하고 싶어했던 걸 모두가 안다

미애는 “어렸을 적 세계적인 유명 댄서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걸 직접 가서 배워야한다고 내내 생각했다”면서 “더 늦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2008년 모든 걸 접고 미국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5년 누드 화보집도 가급적이면 미국에 오래 체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고민 끝에 수락했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국 생활은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랭귀지 스쿨을 다니면서, 댄서 관련 오디션이 열리는 곳이면 어김없이 찾아 다니며 몸으로 부딪혔다고 한다.

그는 “미국을 안 갔으면 마음 고생, 몸 고생 이 정도까지는 하지 않았겠지만, 이 때문에 더 단단해지고, 춤에 대한 열정 역시 더 크게 가질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미애는 미국의 신인 가수 등의 안무 작업을 맡기도, 뉴욕에서 <댄싱퀸> <MDC> 등 댄스 스쿨을 운영하기도 하면서 현지 댄서들과 활발히 교류중이다.

그는 여전히 세계적인 댄서로서의 꿈을 꾸고 있다. 미애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모든 미국 사람들이 출 때는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면서 “이런 게 춤이 갖는 힘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안무가의 창작성에 대한 인정, 처우 등 더 나은 환경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애는 <토토즐 슈퍼콘서트>의 전국 투어와, 중국 등의 일정이 끝나는 가을까지 국내에 머문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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