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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 러시아 꺾고 16강 꿈꾼다

“러시아 꺾고 16강 가야죠.”

태극낭자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선 1일 파주트레이닝센터. 여자축구의 간판 골잡이 박은선(29·로시얀카)은 이른 아침부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키프로스컵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아픔을 단숨에 날려버릴 기회가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오는 5일과 8일 인천과 대전을 오가며 맞붙을 러시아가 바로 그 상대다. 박은선은 “러시아는 우리보다 체력, 스피드가 앞서지만 기술과 조직력만 잘 살려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별렀다.

박은선은 러시아와의 2연전이 6월 6일 캐나다에서 막을 올릴 여자월드컵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캐나다월드컵은 2003년 미국월드컵(3전 전패·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 이후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대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첫 16강 진출의 꿈을 꾸고 있다. 다행히 이번 월드컵에선 스페인과 브라질, 코스타리카 등 비교적 쉬운 대진을 받아들었다. 러시아를 상대로 유럽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다면 16강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박은선의 생각이다. 박은선은 “앞으로 2개월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면 16강 진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러시아전에서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내가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키프로스컵에서 얻은 숙제를 얼마나 소화하느냐도 중요하다. 박은선은 “키프로스컵이 끝난 뒤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별 얘기가 다 나왔지만, 결론은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준비하자는 것”이라며 “여자축구에서 드문 평가전이 성사된 상황에서 앞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은선과 함께 공격을 책임지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끝난 뒤 합류하는 게 아쉽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에 새 얼굴이 대거 발탁된 것도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키프로스컵과 비교해 강유미와 손윤희(이상 KSPO) 이금민(서울시청) 황보람(대교) 등 7명의 선수가 새로 들어왔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전가을과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체철) 심서연(대교) 등이 나란히 부상을 당한 것이 원인이다.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선수층이 한정된 면이 사실”이라며 “새롭게 뽑힌 선수들도 기량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러시아전에서 이정협(상주)과 이재성(전북) 같은 신데렐라들이 나와줬으면 한다. 그래야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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