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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운전의 걸림돌이 아니다…도로교통공단, 장애인 이동권 확대 위해 노력

한 중증장애인이 도로 운전에 앞서 시뮬레이터로 운전을 배우며 재미있어 하고 있다.

□ 도로교통공단(이사장 신용선)이 중증(1∼3급)장애인의 이동권 확대를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비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장애인들이 가장 적게 움직이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가운전이다. 그러나 비장애인과 경증장애인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이 전문학원과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모두 가능한 반면 중증장애인은 해당 차종과 전문인력 미비로 인해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국립재활원과 송파구청, 도로교통공단 장애인 운전지원센터에서만 교육이 이루어져 중증장애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도로교통공단은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앞두고 최근 “대중교통 이용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 차원에서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를 더욱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장애는 운전의 걸림돌이 아니다…도로교통공단, 장애인 이동권 확대 위해 노력

한 중증장애인이 실제로 자동차를 몰기에 앞서 시험관으로부터 주의사항 등을 듣고 있다.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는 도로교통공단·경찰청·국립재활원이 협업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중증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탄 채 운전할 수 있는 특수 차량과 전문 운전교육인력을 확보해 운전면허 취득에 필요한 교통안전교육과 학과·기능·주행시험 전반에 걸쳐 이론 및 기능 교육을 원스톱 방식으로 지원한다.

지난 2013년 11월에 부산남부면허시험장을 시작으로 2014년 7월에는 전남시험장(나주), 2014년 10월에는 용인시험장에서 운영 중이다. 공단은 오는 6월 서울 강서시험장에 이어 2016년에는 대전, 2017년에는 대구 등 전국 권역별로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를 확대 설치해 장애인들의 운전면허취득 기회를 더욱 넓혀줄 계획이다.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는 상담과 교육 접수 등 장애인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50여만명이며, 이중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13만명으로 전체의 5.2% 불과하다. 이는 2013년 국내 전체 국민 중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인 56.5%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중증장애인의 운전면허 소지 비율은 더욱 낮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장애인들의 수요에 비해 교육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공단에서 운영 중인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를 활용할 경우 상담에서 교육, 시험까지 원스톱으로 18시간 무료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집중도가 높은 만큼 교육 효과도 크다. 교육은 △지원센터 방문(상담, 운동능력 측정, 차량구조 변경 조언) △교육 접수(사전예약 원칙) △교육 진행(학과 2시간, 기능 4시간, 도로주행 12시간) △시험 응시(합격 시 면허증 발급) 순으로 이뤄진다.

운전 연습을 위해 휠체어를 탄 채 특수 차량에 오르고 있는 장애인.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는 지난 2013년 11월 문을 연 이후 지난 3월 말 현재 모두 513명의 중증장애인을 교육시켰으며 이중 297명이 운전면허증을 따는 기쁨을 맛봤다. 교육희망 신청자가 매년 증가하고 장애인지원센터도 매년 증설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운전면허 취득인원 역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공단은 센터별로 인터넷 ‘중증장애인 카페’(네이버 카페)를 운영하면서 운전면허취득에 필요한 정보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등 동호인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는 합격자들이 보낸 감사의 글이 잇따른다.

한 중증장애인이 직접 운전을 해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장애인 대부분이 처음에는 두려워하지만 막상 운전을 해 보면 재미있어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지체 3급인 장모씨(36)는 “장애인 인터넷 카페를 보고 용기를 내 찾아가서 직원분들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수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받는 순간 정말 기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남부시험장 관계자 여러분, 정말정말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러한 교육지원에 대해 신용선 이사장은 “장애인의 권익보호와 편익증진은 정부 정책으로, 우리 공단은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해 교통약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준정부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단순한 면허 취득지원에 그치지 않고 면허취득 장애인의 애로사항 해결과 사고 예방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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