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물’ ‘빛나거나 미치거나’ 나종찬 “배우의 길, 서두르지 않겠다” [인터뷰]

“수염 떼니까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최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이후 대중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낭랑한 목소리로 답했다. 극중 긴 머리에 수염을 붙였던 호위무사 ‘세원’과는 다른 앳된 청년 ‘나종찬’의 모습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배우 나종찬이 지난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배우 나종찬(22)은 2013년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1년 동안 무대를 누비던 그는 영화 <스물> 조감독의 눈에 들어 스크린도 입성할 수 있었다. 이후 바로 <빛나거나 미치거나>로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정신 없는 일이 모두 1년 새 벌어졌다.

“그냥 된 건 하나도 없어요. 오디션도 수없이 떨어졌었죠. 운이 도운 것 같아요.”

배우 나종찬이 지난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그는 세 작품에서 모두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총각네 야채가게>에서는 할머니의 병원비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손지환’을, <스물>에서는 동우(이준호)의 든든한 동생 ‘동원’,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는 황주가의 호위무사이자 왕식렴(이덕화)의 첩자 ‘세원’을 연기했다. 한 배우의 배역이지만 느낌은 다 달랐다.

특히 <빛나거나 미치거나> 속 그는 더욱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제 갓 22살이 된 그가 30대 남자를 연기하기엔 쉽지 않았을 터. 그는 수염과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앳된 나이를 가렸다.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호위무사 세원을 연기했던 배우 나종찬의 연기장면. 사진 MBC

“역할이 30대다 보니 중후한 느낌이 들어야 했어요. 무거운 목소리 내는 게 힘들었는데 감독님과 상의하고 맞춰가면서 만들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가 신인이라서 혹은 분장이 과해 알아보기 힘든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작품마다 신선한 변신을 시도했다. 정확히 말하면 장르에 대한 편식 없이 본인의 연기에만 집중했다. 끝까지 도전하는 그의 성격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배우 나종찬이 지난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캐나다 이민 당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보고 처음 연기에 관심을 가졌어요. 연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이후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다 나왔지만 마음을 다잡고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에 들어갔어요.”

단기간에 뮤지컬, 영화, 드라마를 섭렵한 그에게 가장 매력적인 분야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어렴풋이 뽑는다면 영화?”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귀여운 ‘연하남’ 연기는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배우 나종찬이 지난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남자가 사랑할 때> <내 머릿속의 지우개> <클래식> 등 눈물 쏙 빼게 하는 영화나 <아저씨> <해바라기> 같은 남자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특히 김래원 선배님의 ‘날티’나는 연기가 정말 좋아요.”

마지막까지 그는 연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 단번에 스타가 되는 쪽이 편할 법도 하지만 그는 진정한 배우의 길을 택했다.

“천천히 하고 싶어요. 차근차근 경력을 쌓다 보면 비중있는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생길 거예요.”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