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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민도 고민이다…SK의 마운드 걱정

SK 외국인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왼쪽)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가운데 채병용(오른쪽)이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행복한 고민도 고민이다. 잘 나갈 때 더 달아나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 SK도 그래서 가장 탄탄한 마운드를 놓고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19일 “그래도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역시 마운드”라며 당분간 꾸려가야 할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SK는 시즌 초반 10개 구단 가운데 삼성과 함께 가장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팀 방어율 4.15로 삼성(3.05)에 이어 가장 잘 던지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꽉 차 있다.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외국인투수 트래비스 밴와트, 메릴 켈리가 앞을 이끌고 윤희상과 백인식이 5선발까지 메운 채 출발했다.

불펜도 탄탄하다. 5세이브로 공동 선두에 있는 마무리 윤길현을 중심으로 셋업맨 정우람 등 불펜 투수들은 방어율 3.53으로 삼성(2.15)에 이어 가장 안정적인 계투를 보여주는 중이다.

그래도 김 감독의 시선과 집중력을 잡아끄는 곳은 역시 마운드다.

밴와트가 발목 타박상을 입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고민할 공간이 조금 넓어졌다. 앞으로 최소 두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어야 하는 밴와트를 대신해 선발로 누구를 어느 경기에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이 당장 중요한 과제다.

선발 자원은 비교적 여유있는 편이다.

SK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비상 선발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채병용, 고효준, 박종훈이 모두 선발 로테이션이 비어있을 때 선발로 나서거나 선발이 일찍 강판될 경우 마운드에 오르는 롱릴리프로 대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넥센전에서 밴와트가 1회 박병호의 타구에 맞아 마운드에서 갑자기 내려오자 채병용이 2회부터 등판해 6이닝을 안타와 볼넷 없이 6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 SK는 10-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밴와트가 등판하지 못하는 앞으로 몇 경기도 셋 중 한 명이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선발이 비워질 일은 없지만 언제 어떤 투수를 투입할지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SK는 21일부터 KT·한화와 3연전을 치른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켈리-밴와트 대체 선발-윤희상에 이어 한화 3연전을 김광현-백인식으로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19일 LG전이 비로 취소돼 백인식이 등판을 쉬면서 로테이션을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투수가 없어서 고민이 아닌,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고민이다.

김 감독은 “다음 등판에 밴와트 대신 들어갈 선발 투수를 정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상대 팀과 상황에 따라 선발을 잘 결정해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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