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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조·현·락‘, 그러나 조·영·락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넥센 불펜의 필승조는 리그 내에서도 손꼽힐만한 활약을 했다. 조상우와 한현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조·현·락’ 트리오는 도합 13승 9패 방어율 3.29에 42홀드·34세이브를 합작했다. 넥센이 지난해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데는 막강 타선과 함께 불펜 필승조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최강의 마운드는 삼성이었지만, 필승조만 놓고 보면 넥센도 삼성 못지 않게 강했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현희를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시키는 강수를 뒀다. 물론 허약한 넥센 토종 선발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한 한현희의 부재는 넥센 불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넥센 조상우.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그러나 시즌 초반이긴 해도 넥센 필승조의 위력은 지난해 못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이다.

올 시즌 현재 넥센의 필승조는 조상우와 손승락이 건재하고 한현희가 빠져나간 자리에 김영민이 새로이 가세했다. ‘조·현·락’ 트리오가 해체되고 ‘조·영·락’이라는 새로운 트리오가 나타난 것이다.

조상우는 지난해보다 더 강력해진 모습이다. 8경기에 등판해 방어율이 0.69다. 13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자책점이 딱 1점이다. 44명의 타자를 상대해 7번만 출루를 허용했다. 넥센이 17~18일 KIA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올라와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준 조상우의 공이 컸다.

넥센 김영민.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손승락도 출발이 좋다. 비록 팀 성적이 안 좋아 세이브는 2개에 불과하지만 7경기에서 내준 자책점이 1점도 없다. 세이브를 2개 이상 거둔 투수 중 방어율이 0인 투수는 손승락과 김진성(NC) 뿐이다.

하지만 가장 고무적인 것은 김영민의 활약이다. 김영민의 올 시즌 방어율은 4.09로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구위는 좋았어도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계속해서 고전해왔던 김영민은 올 시즌 그토록 애를 먹이던 제구가 안정되면서 구위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YONHAP PHOTO-1150> 역투하는 넥센 손승락(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시범경기 넥센 대 LG 경기. 9회초 넥센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역투하고 있다. 2015.3.20 jieunlee@yna.co.kr/2015-03-20 15:46:27/<저작권자 ⓒ 1980-201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들의 등판이 너무 잦다는 지적도 있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이 등판 간격을 적절하게 조율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염 감독은 넥센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필승조를 구축하면서 최대 이틀 이상 연투를 시키지 않는다. 어쩌다 3일 연투를 시켜야 하는 상황에도 트레이닝 코치에게 물어 괜찮다는 사인이 난 다음에야 등판을 시킨다. 올 시즌 넥센의 앞문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뒷문 만큼은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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