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제는 다 내려놓고 편하게 던져요” 마인드 컨트롤이 만든 한승혁의 호투

KIA 한승혁은 지난 18일 광주 넥센전에서 팀이 1-4로 뒤진 6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2.2이닝을 1안타 6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이 패하기는 했지만 150㎞ 후반대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져 넥센 타선을 압도한 한승혁의 투구는 칭찬받을만 했다.

한승혁은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서 긴장했다. 특히 첫 타자가 박병호 선배라 더욱 그랬다”며 “삼진 6개를 잡았는데 나도 그렇게 던질 줄은 몰랐다”고 환하게 웃었다.

KIA 한승혁이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넥센과 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150㎞ 후반대의 강속구가 매력적인 투수다. 하지만 구위가 좋음에도 제구력이 들쑥날쑥해 잠재력을 다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6경기에서 1승5패 방어율 7.21에 그쳤다. 하지만 전날 경기에서는 직구가 깔끔하게 제구가 되면서 넥센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한승혁은 달라진 투구의 비결로 마음의 변화를 꼽았다. 한승혁은 “모든 마음을 다 내려놨다. 일단은 내가 편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볼을 던지면 부담이 됐지만, 지금은 ‘그냥 볼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라며 “확실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그러다보니 제구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승혁이 2군에서 선발로 나서서 잘 던졌기에 1군에 올렸는데 잘 던져줬다”라며 “오늘 경기 끝나고 회의를 해서 보직을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승혁이 선발에서 지금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KIA도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 양현종의 뒤를 이어 한승혁과 임기준, 임준섭 등으로 이어지는 견실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한승혁은 지금 당장 선발에는 관심이 없다. 한승혁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그것은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선발 욕심은 없다”라며 “어제 경기로 첫 스타트를 좋게 끊었다. 지금은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KIA 팬들은 ‘제구가 된’ 한승혁의 속 시원한 강속구를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