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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뭐길래, 식스맨 확정한 광희에 하차 요구 빗발치는 이유는?

<무한도전>이 뭐길래.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가 MBC <무한도전>의 여섯번째 멤버를 확정지은 가운데 벌써부터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에서는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김태호PD를 비판하는가 하면 광희의 하차 요구가 빗발친다. 1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광장에서는 광희의 <무한도전> 합류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던 예원과 같은 회사인 스타제국 소속 연예인의 <무한도전> 합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예원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출연해 배우 이태임에게 일방적으로 욕설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가 선배인 이태임에게 반말을 한 사실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도대체 <무한도전>이 뭐길래. 이제 막 합류결정이 난 연예인을 하차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일까. <무한도전>은 어떤 프로그램이고, 어떤 상징성을 갖는 프로그램이길래 시청자들이 이토록 출연자와 소속사에게까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일까.

지난해 10월13일, 400회를 맞은 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10년간의 대장정을 자축하며 팬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준하, 하하,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형돈. | MBC 제공

<무한도전>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역사와 콘셉트의 창의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렇기에 두텁고 공고한 팬덤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인기 보증수표이자 일종의 특권처럼 여겨진다. 따라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공인도 아니건만 높은, 때로는 터무니 없는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무한도전> 식스맨 자진하차를 결정한 장동민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동민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군생활 당시 후임병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과거 장동민은 유세윤, 유상무와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과거의 성경험을 이야기한다” “처녀가 아닌 여자는 참을 수가 없다” 등 여성의 성경험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드러내 비난받았다. 특히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시점에 과거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식스맨 자질이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결국 장동민은 식스맨 자진하차를 결정했다.

여성비하, 욕설 논란으로 자진하차 결정을 내린 개그맨 장동민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들어가는 순간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면서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이 남을 짓밟고 욕하며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이면 안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서 그렇게 부도덕한 방식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걸 또 TV에서 목격하고 싶지 않은 심리 또한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무한도전>에서 이전에 하차한 길이나 노홍철이 음주운전 등 사회적인 물의를 빚고 프로그램에서 떠났기 때문에 자연스레 새 멤버에게는 그들과 다른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식스맨 특집의 치밀하지 못한 기획, 식스맨 선정 절차에 있어서의 공정성 부재가 비난여론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선거, 투표 형태의 특집에서 외부 팬덤을 끌어들이지 않았다. 선정 절차 또한 실제 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공정성을 담보했다. <무한도전> 멤버들 중에서 새 10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았던 선거 특집이 좋은 예다. 실제 선거처럼 공정한 절차를 거쳐 새 리더가 선정되었기에 결과에 이의가 없었다. 또 누가 되든 결국에는 <무한도전> 팬덤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 최종 4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광희, 강균성, 최시원, 홍진경.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야말로 외부에서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뽑는 특집이었다. 불가피하게 <무한도전>과 큰 연관성이 없던 연예인의 팬덤이 유입되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높은 공정성이 담보된 절차로 진행해도 결과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정절차는 너무나 허술했다. <무한도전> 식스맨은 전적으로 현재 <무한도전> 멤버들의 투표로만 결정이 되면서 팬덤경쟁에 불을 붙였다. 장동민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광희의 소속사가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어떤 식으로 제작진이 앞으로 갈등을 봉합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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