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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오연서 “제가 맡은 캐릭터처럼 계속 성장해나갈래요”

배우 오연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5월에 팬미팅을 연다. 지난해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 이어 이번에는 팩션사극인 주중 미니시리즈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로 오연서는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오랜 무명생활을 벗어나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다는 오연서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어렵게 얻은 인기여서일까. 팬들을 향한 오연서의 마음은 애틋했다. 첫 팬미팅을 앞둔 심정, 팬미팅에 모일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 것 같냐는 질문에 오연서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원래 팬카페에 글도 많이 올리고 댓글도 달고 올라오는 글은 다 읽어보거든요. 정말 기대되고 감격스러운 일이죠. 아마도 팬미팅에 오시는 분들은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아닐까요. 촬영하면서 힘들거나 아플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팬카페 글 보면 힘이 났어요. 제 기사에 악플이 달리면 걱정도 해주시고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이 가족들 외에도 있구나 하면서 신기했죠.”

생긴 것만 보면 서울 깍쟁이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경상남도 창녕군 시골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공무원인 아버지와 할머니는 그곳에 산다고 한다. 왠지 예뻐보이고 화려해보이는 연예인의 삶을 동경해 무작정 올라온 서울.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있긴 했지만 오늘날의 인지도를 얻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모진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씩씩한 성장형 캐릭터를 만나면서 오연서는 비로소 바로 설 수 있었다. “제가 성장형 캐릭터를 많이 맡았죠. 저도 무명생활이 길었고 저 스스로도 성장하는 배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일일극도 하고 주말극도 하고 단역, 조연 가리지 않고 여러 계단을 밟아왔어요. 지금도 계속해서 더 성장하고 싶고요.”

52부작이라는 긴 호흡으로 달려온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를 끝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4부작까지 대본을 미리 받아본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개봉이 캐릭터의 매력에 빨려들었다. 선머슴처럼 밝고 쾌활한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다. 누구보다 잘 표현할 자신이 생겼다. “기존 사극의 남장 캐릭터와는 차별화되어 있었어요. 남장은 대개 어떤 대의때문에 하는 것이고, 남장이 완벽해서 모두를 속이잖아요. 그런데 신율이 남장으로 변신한 개봉이는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여자로 알아봐줬으면 하잖아요. 애교 많고요. 중성에 가까운 캐릭터여서 그게 색달랐어요.”

사람 일이 어찌 만족만 할 수 있으랴. <왔다! 장보리>는 높은 시청률로 오연서의 이름을 각인시켰지만, 주인공 장보리 역의 자신보다 같이 출연했던 이유리를 부각시키는 드라마가 됐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행여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오연서는 그런 아쉬움을 달래는 것보다 장보리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했다. “다행히도 시청자분들이 ‘왔다! 장보리’에 나왔던 애냐고 할 정도로 예쁘게 나왔다고도 하고 새로운 면을 발견해주셔서 그 부분에 대해 더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좋은 캐릭터나 흥행작품 이후에 차기작들은 묻히기 쉽고 ‘아 이 사람은 이런 건 안 어울리네’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새로운 부분을 봐주셨으니까 감사하죠.”

오연서가 전한 재미있는 얘기 하나. 기존의 촌뜨기 캐릭터에서 탈피,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예쁜 공주로 나온 덕분일까. 어머니가 딸이 예쁘게 하고 돌아다니길 바라신단다. “모자 푹 눌러쓰고 은행에 업무보러 갈 일이 있었는데 엄마가 그렇게 제 옆에서 변명을 하는 거예요. 얘가 원래는 안 이런데 밤을 새고 집에도 못 들어와서 그렇다고요. 하하.”

오연서 본인 말대로는 로맨틱 코미디 하기에 딱 좋은 나이. 제 나이에 딱 맞는 캐릭터에 다시 돌아오는 현대극에서도 그의 매력이 빛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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