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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력이 좋아졌다" 윤석민, 제대로 불 붙었다…홈런 2방 원맨쇼

넥센 내야수 윤석민(30)의 방망이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마치 같은 팀의 박병호를 보는 것 마냥 연일 무서운 기세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윤석민이 중요한 순간 또 한 번 홈런을, 그것도 두 번이나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윤석민은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T와 경기에서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홈런 2개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둘렀다. 윤석민의 멀티홈런은 지난해 6월26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넥센은 윤석민의 활약을 포함해 타선이 장단 11안타를 터뜨리며 KT를 11-4로 완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또 시즌 2번째 3연전 스윕도 만들어냈다.

윤석민의 방망이는 첫 타석에서부터 타올랐다. 2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은 볼카운트 2-0에서 KT 선발 엄상백이 던진 140㎞짜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이어 4회 1사 2·3루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김하성의 2루타에 홈을 밟아 득점을 추가했다.

넥센이 10-2로 크게 앞선 5회 윤석민은 선두타자로 나서 또 한 번 담장을 넘겼다. KT 3번째 투수 최원재를 상대한 윤석민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높게 들어온 115㎞ 커브를 다시 한 번 잡아당겼고, 공은 첫 번째 홈런과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윤석민은 7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윤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 1순위로 꼽혔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열심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기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져 결국 김하성에게 유격수를 넘겨주고 자신은 또 다시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전 2루수인 서건창이 오른쪽 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로 최소 3개월간 경기에 나설 수가 없게됨에 따라 다시 윤석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두산에 있을 때도, 넥센으로 넘어와서도 좀처럼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던 윤석민이었기에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리고 윤석민은 1루수와 3루수를 번갈아가며 맡는 부담 속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하성과 함께 하위타선의 무게중심을 완벽하게 잡아주며 넥센 타선에 중량감을 더하고 있다.

윤석민은 “어제 4타수 무안타를 쳐서 방에서 영상을 많이 봤다. 보니까 타격할 때 왼쪽 다리가 많이 빠지는 상황에서 타격을 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오늘 연습 때 일부러 센터로 밀어치자는 의식을 하고 훈련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는 아니지만, 윤석민은 유격수 준비를 하면서 했던 많은 것들이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윤석민은 “처음에 유격수를 준비하라고 했을 때 기회라고 생각하고 많은 준비를 했다”며 “유격수 자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살도 빠지고 하면서 순발력이 생겼다. 타격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윤석민에게 방심은 없다. 오랜 백업 생활로 이런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지금 (서)건창이도 아파서 빠져 있다. 자리가 조금이라도 비어있을 때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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