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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타율 0.219, KT의 눈물겨운 노력

KT 조범현 감독이 지난달 시범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KT WIZ 제공

막내구단 KT는 26일 수원 넥센전에서 4-11로 졌다. 경기 초반 넥센 타선에게 연이은 장타를 허용한 게 문제였지만 타선 역시 터지지 않았다. 팀 타선은 이날 경기 35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팀 타율은 2할2푼에서 2할1푼9리로 더 떨어졌다. 리그 평균타율 0.265에 한참 모자란다.

팀 타율이 2할2푼 미만을 기록했던 것은 KBO리그 사상 딱 한 번 있었다. 1986년 허구연 감독이 이끌던 청보 핀토스의 시즌 팀 타율이 2할1푼9리였다.

KT 야수들은 26일 경기가 끝난 뒤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타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이어지고 있는 ‘대책’ 중 하나다.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을 상대로 한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자리였다. 어떤 카운트에서 어떤 공이 들어왔는지, 그 공의 움직임에 따라 어떤 스윙을 하는 게 좋을 지 이야기를 나눴다. 경험있는 베테랑은 물론이고 이날 처음 밴헤켄을 상대해 본 신인급 타자들도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했다.

앞선 경기들에서도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원탁 회의’가 열렸다. 하도 안 맞다 보니 나온 방책이다. 편안한 상태에서 경험을 나눈다. 혼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보다 머리를 맞대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KT는 낮은 팀 타율 때문에 고민이 크다. 조범현 감독은 “타격 부진 때문에 투수 운용의 밑그림이 나오기 어렵다”며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감독이 이럴진대 타격 담당 코치들은 더욱 피가 마른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별의별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 꼼꼼한 전력분석에 따라 아예 특정 구질만 노리기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월요일 훈련은 물론이고, 오전 훈련과 야간 훈련까지 했지만 방망이가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개인 타격 순위 상위 20명에 KT 타자는 아무도 없다.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0.311·23위)를 제외하면 30위 안에도 없다. 국내타자들 순위는 이대형(0.253·45위), 김상현(0.250·46위), 박경수(0.243·48위) 등이다.

KT는 ‘집단 지성’의 힘을 빌기로 했다.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 답이 보일 수 있다. 무턱대고 방망이를 휘두르기보다 한데 모여서 길을 찾는 게 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궁여지책’일 수 있지만 그만큼 타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KT의 노력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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